“최근 미국 뉴욕 맨해튼 이스트강 너머 브루클린의 옛 해군기지(네이비야드)에 가보니 ‘뉴랩(New Lab)’이라는 혁신 클러스터에 사람들이 북적거리더라고요. 그런데 우리는 잘한다고 하는 홍릉강소특구도 그렇지만 혁신 클러스터들을 보면 조용하잖아요.”
서울경제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홍릉강소특구사업단과 함께 11일 서울바이오허브에서 연 ‘2023 홍릉 첨단 바이오 포럼’에 참석한 윤석진 KIST 원장은 “뉴랩에서는 사람과 기술·자본이 몰리는 생태계라는 것이 피부로 느껴졌다”며 이같이 말했다. 네이비야드는 옛 해군조선소를 재활용해 바이오·자율주행차·로봇·양자 등 첨단 기술의 실험장으로 만든 곳으로 2016년 기술 기반 창업 공간인 뉴랩이 조성되며 더욱 활기를 띠고 있다.
윤 원장은 “이곳에는 인프라가 깔려 있어 차별화된 아이디어만 있으면 책상 하나 놓고 창업할 수도 있다”며 “로비에도 필요한 통로만 빼고 테이블이 가득 차 있고 커피와 스낵도 무료 제공한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시제품 제작소는 물론 대량생산 공간도 있고 연구개발(R&D), 투자 유치 등 인프라 또한 잘돼 있다”며 “입주하거나, 책상 하나를 쓰거나, 자유석을 사용하는 식으로 구분되는데 연중 24시간 운영된다”고 덧붙였다.
남기훈 시프트바이오 부대표는 “세계 최고 바이오클러스터인 보스턴바이오밸리의 랩센트럴을 여러 번 갔는데 매주 벤처기업이나 글로벌 제약사가 발표하고 만나더라”며 “결정권을 가진 사람과 1~2분이라도 대화할 수 있는 기회를 자주 갖는다는 게 강점이고 보스턴의 성장 동력”이라고 소개했다.
정기택 홍릉강소특구 GRanND-K 창업학교 교장은 “참여정부 때 당초 3조 원가량 투자해 첨단 의료복합단지를 만들어 바이오의 아시아 퍼스트무버가 되려는 계획이 있었다”며 “하지만 정치 논리로 충북 오송과 대구광역시에 각각 1조 원씩 투자하는 것으로 바뀌면서 당초의 엄청난 기대에 비해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