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의 소멸…연간 월세비중도 50% 돌파

139.9만건…임대차 계약의 52%

고금리의 여파로 대출 부담이 커진 가운데 전세 사기가 기승을 부려 제도에 대한 신뢰마저 흔들리면서 전세 비중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전국 임대차 시장에서는 사상 최초로 월세 계약이 전세 계약보다 많이 체결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2022년 전국에서 체결된 임대차 계약 269만 8922건 가운데 전세 계약은 129만 9500건으로 비중이 48.1%에 그쳤다. 연간 단위로 전세 비중이 절반을 밑돈 것은 법원이 확정일자 관련 통계를 공개하기 시작한 2010년 이후 최초다. 월세 계약은 139만 9422건으로 전체 임대차 계약의 51.9%를 차지했다.


이 같은 추세는 올해 들어 더욱 가팔라지고 있다. 올해 1월 1~15일 전국 임대차 거래 9만 7756건 중 월세는 5만 4476건으로 55.7%에 달했다. 서울의 경우 이 같은 비중이 58.3%로 60%에 육박했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고금리로 전세자금대출 부담이 늘어난 것에 더해 최근 전세 사기 문제로 전세 보증금 반환에 대한 믿음이 깨지면서 임차인들이 전세를 외면하고 있다”며 “올해를 기점으로 전세 소멸 현상이 심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