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제약사들의 신약이 국내에 도입되기까지는 1년 반 이상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제약업계는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GMP) 승인 등 여러 허가·심사를 거치면서 시간이 상당히 소요돼 국내 환자들의 치료 시기도 늦어지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16일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KRPIA)가 2011년부터 2020년까지 10년간 한국에서 허가받은 글로벌 제약사의 235개 신약을 대상으로 '한국의 신약허가 기간에 대한 조사 연구' 결과 미국 식품의약품(FDA) 또는 유럽의약품청(EMA)에서 품목허가된 글로벌 신약이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승인을 받을 때까지 평균 551일이 소요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국내 규제 당국에 신약 허가를 신청한 후 승인까지 걸리는 기간은 10년 평균 313.7일로 집계됐다. 2015년 190일을 저점으로 2019년 402일까지 늘었다가 2020년 353일로 줄었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을 맞아 허가심사 기간이 대폭 줄어든 영향으로 분석된다. 의약품 별로 국내에서 승인까지 걸리는 기간은 합성의약품(166개)이 291.0일, 바이오의약품(69개)이 353.0일로 회귀분석 결과 합성의약품 대비 바이오의약품이 평균 43.2일 더 심사가 오래 결렸다. 항암제(92개)의 경우 평균보다 다소 빠른 290일로 나타났으며, 희귀의약품(88개)은 일반 품목보다 130.4일 빨랐다. 하지만 2015년 희귀의학품 개발 촉진 및 환자 접근성을 강화를 위해 제정된 '희귀질환관리법'에도 불구하고 2016년 이후 희귀의약품의 허가·심사 기간은 오히려 더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허가?심사 과정 중에 GMP 심사 기간이 평균적으로 안전성?유효성 심사 등에 비해 오래 걸리는 것으로 파악했다.
KRPIA 관계자는 “2021년 약사법이 개정되면서 우선심사·조건부 허가와 같은 신속허가·심사 제도의 개선이 있었다"면서도 "허가 소요기간 단축을 위해서는 심사 부서의 전문 인력 확충, 관련 규정의 국제조화, 외국 규제 기관과의 협력 강화, 상호 인증 제도 확대 등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