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과 아랍에미리트(UAE)가 16~17일 양국 간 정상회담 및 비즈니스포럼을 통해 항공 및 방산 분야 협력 강화 등을 추진하기로 하면서 후속 사업 추진에 탄력이 붙게 됐다. 특히 우리 항공 업계의 숙원 사업인 국산 중형 항공기 개발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방어용 국산 유도무기의 공동 개발 및 해외 수출 문이 더 활짝 열리게 됐다.
우선 중형 항공기 분야에서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다목적수송기 국제 공동 개발이 이르면 연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KAI는 이미 자체적으로 한국형 다목적수송기 개발을 모색해왔다. 2021년에는 KC-X라는 프로젝트명으로 수송 중량 최대 20톤급의 축소 모형을 공개했고 이듬해에는 MC-X라는 프로젝트명의 30톤급 축소 모델(최고 시속 850㎞, 항속거리 최대 5000㎞)을 내놓기도 했다. 당초 MC-X는 총 9~11년(선행 연구 2년, 체계 개발 7~9년)간 개발해 2035년 양상하는 방향으로 목표가 설정됐다. UAE가 사업에 공동 참여하기로 한 만큼 앞으로 개발 기간이 더 앞당겨지고 개발 비용 및 기체 형상 등도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
다목적수송기란 화물 운송, 여객 운송, 특수 임무 수행 등 다양한 용도에 쓰일 수 있는 항공기다. 민수용과 군용으로 모두 쓰일 수 있는 플랫폼이다. 우리 공군이 보유한 중형 항공기 KC-330(유럽 에어버스 제조)의 경우 평소 공중급유기로 운용하다 임무가 주어지면 화물·인력을 실어 나를 수 있어 다목적수송기로 평가받는다. 미국 보잉사의 중형 수송기인 C-130도 민수용과 군용으로 두루 사용되는 다목적 중형 수송기의 대표 주자다. 한 당국자는 “KAI와 UAE가 다목적수송기를 개발할 경우 KC-330, C-130급의 중형 항공기를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이미 KAI가 기반 기술을 확보했기 때문에 개발에는 어려움이 없다”며 “국내뿐 아니라 중남미 등 중형 비즈니스젯 여객기 시장 등도 UAE와 함께 공략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유도무기 분야에서는 LIG넥스원이 이번 비즈니스포럼에서 UAE 기업 TTI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번 MOU에 따라 양측은 새로운 방어용 무기 체계를 개발할 것으로 보인다. 새 방어용 무기 체계의 구체적인 제원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글로벌 시장 규모가 최소 수조 원에 달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추산하고 있다. LIG는 이와 더불어 기존에 UAE에 납품했던 ‘천궁-Ⅱ’의 추가 수출 가능성도 있다고 관련 소식통들은 내다봤다.
현대중공업도 UAE의 조선 기업 ADSB와 방위 사업 협력에 관한 MOU를 맺었다. 구체적인 협력 분야는 확정되지 않았다. 다만 군용함 분야의 수출 및 건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이 이뤄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국내 방산 및 자동차 부품 분야 기업인 케이테크가 개인화기 등을 판매하는 UAE 기업 카라칼과 방위 사업 협력 MOU를 체결했다. 케이테크의 수주 금액은 상당한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