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유암코, LS전선과 전기차 사업 맞손…신설 자회사 2대 주주 됐다

LS EVC 지분 44.09% 확보
공동 경영 시너지 기대
전기차 투자 확대 주목

유암코(연합자산관리)가 전기차 핵심 부품인 '각선' 생산을 맡는 LS(006260)전선의 신설 자회사 엘에스이브이씨(LS EVC) 2대 주주에 올랐다. 유암코가 전기차 포트폴리오를 넓히고 있는 가운데 LS전선과 공동 경영 체제를 구축해 이목을 모은다.


17일 LS전선은 지난해 12월 27일 이사회를 열고 자회사 LS EVC의 지분 44.09%를 매각하는 안건을 결의했다고 공시했다. 인수자는 유암코로 매각 규모는 600억 원이다. LS전선은 이번 매각 이후에도 LS EVC의 경영권(55.91%)을 유지한다. 유암코는 내부 투자심의위원회를 열고 해당 투자를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된다.





LS전선은 지난해 10월 권선사업부 중 전기차에 쓰이는 각선 사업부를 물적분할해 신설 자회사 LS EVC를 설립했다. 권선은 구리선을 감은 것으로 전기를 전달해 제품 구동을 가능케 해 모터, 발전기 등에 쓰인다.


권선은 전선의 모양에 따라 각선과 환선으로 나뉘는데, 각선은 각진 생김새가 특징이며 고전압, 고출력의 높은 효율성을 장점으로 갖고 있다. 일반 원통형인 환선은 냉장고와 세탁기 등 일반 가전제품에 주로 쓰인다. 지난해 12월 LS전선은 각선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환선 생산을 중단한다고 밝힌 바 있다.


LS전선은 각선이 전기차 생산 등 쓰임새가 확대되자 본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섰다. LS EVC 설립도 그 일환이다. 각선은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차량, 고속철도와 초대형 풍력발전기 모터 부품 등에 쓰여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다.



LS전선 생산 각선/사진 제공=LS전선

LS전선이 개발한 각선은 800V 고압에서도 사용이 가능해 현대차(005380)의 전기차 모델인 아이오닉5와 기아(000270) EV6의 구동모터에 단독 공급 중이다.


LS전선은 LS EVC 사업 확장을 위한 투자 재원 마련의 차원에서 유암코와 지분 매각 협상이 이뤄진 것으로 확인된다. 전기차 시장이 성장세에 있는 만큼 핵심 부품 사업에서 발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겠다는 포석이다.


LS그룹은 지난해 구자은 회장의 취임 이후 전기차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낙점하면서 관련 사업의 보폭을 넓혀왔다. 지난해 4월 LS일렉트릭의 전기차 핵심부품인 EV릴레이 사업부를 물적분할해 LS이모빌리티솔루션 설립했다. 또 LS그룹이 전기차 충전 인프라 사업에도 진출하면서 E1과 각각 50%를 출연해 LS이링크(LS E-Link)를 설립했다.


유암코 역시 공격적으로 전기차 관련 투자 포트폴리오를 늘려가고 있어 이번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유암코는 지난해 8월 알루미늄 소재 전기차 배터리 부품 생산 기업 알멕(ALMAC)에 1000억 원 투자해 2대 주주에 올랐다.


앞선 2021년엔 IBK투자증권과 공동으로 조성한 펀드를 통해 전기차 부품사 디알모빌리티에 400억 원을 투자했다. 디알모빌리티는 현대차 1차 공급사인 디알액시온에서 전기차 및 선박 부품 제조부문을 물적분할해 설립한 회사다.


IB업계 관계자는 "유암코가 과거 구조조정에 주력해왔지만, 최근 성장 단계에 있는 기업에 선제적인 투자에 나서면서 전기차와 로봇 등 신산업 분야로 투자 영역을 넓히고 있다"며 "유암코가 전기차 부품 기업 투자를 이어온 만큼 LS EVC 공동 경영의 시너지도 기대된다" 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