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피크 차이나’ 신호, 중국 의존 줄이려면 체질 개선 나서야

중국의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3.0%에 머물면서 성장이 정점에 달했다는 ‘피크차이나(Peak China)’ 이론이 제기되고 있다. 중국은 17일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이 121조 207억 위안으로 전년 대비 3.0%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은 2.9%로 집계됐다. 지난해 성장률은 문화대혁명 마지막 해인 1976년 이후 두 번째 낮은 수치다. 이는 중국 정부가 지난해 3월 제시한 성장률 목표치 ‘5.5% 안팎’에도 크게 미달했다.


중국은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도입한 1978년 이후 10%를 넘나드는 고속 성장을 했으며 금융 위기 때도 9%대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후에도 성장을 멈추지 않아 주요 2개국(G2)으로 떠올랐으나 코로나19와 미중 갈등 이후 제동이 걸렸다. 2020년 성장률은 2.2%로 곤두박질쳤다.


피크차이나의 가장 큰 근거는 중국 경제를 떠받쳐온 노동력의 한계에서 찾을 수 있다. 중국은 자국 인구가 지난해 말 기준 14억 1175만 명으로 전년보다 85만 명 줄었다고 밝혔다. 중국 인구가 감소한 것은 대기근이 강타한 1961년 이후 처음이다. 고령화 속도도 빨라져 2000년 65세 이상 인구가 7% 이상인 고령화사회에 진입했고 지난해 14% 이상인 고령사회로 들어갔다. 미국이 주도하는 중국 고립 공급망 전략과 시진핑 국가주석의 3연임에 따른 정치 불확실성도 성장을 저해하는 변수들이다.


피크차이나에 대비하는 한국의 전략은 과도한 중국 의존도를 줄이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지난해 한국의 대중 수출 비중은 전체의 22.8%에 달했다. 그동안 줄곧 25%선을 유지한 것과 비교하면 낮아졌지만 의존 비율을 더 낮춰야 한다. 방법은 베트남 등 아세안, 인도, 중동 등으로 수출 시장을 다변화하는 것이다. 그래야 중국이 수입 금지 등의 경제 보복을 해도 흔들리지 않을 수 있다. 반도체·배터리 등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초격차 기술은 중국이 감히 넘보지 못하는 수준으로 고도화해야 한다. 중국은 희토류 등 첨단산업에 필수적인 자원을 독점하고 있고 이는 언제라도 우리의 안보 위기로 직결될 수 있다. 이와 함께 해외 자원·에너지 개발에 적극 나서 중국 외의 다른 지역에서 안정적으로 공급받는 구조를 갖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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