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의 채권 쏠림 현상이 지난해부터 이어지는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이제 채권보다는 주식 투자가 낫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물가 상승이 둔화되고 경기 침체 우려가 완화되면서 채권금리는 박스권에 갇혀 매매 차익을 얻기 힘든 반면 주식시장은 악재 해소로 1분기에는 채권 대비 수익률 측면에서 앞설 것이라는 얘기다.
18일 유승민 삼성증권 글로벌투자전략팀장은 “3개월 기준으로 채권보다는 주식 투자를 권한다”며 “수익률 관점에서 주식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삼성증권은 ‘교토삼굴(狡兎三窟): 하우스 뷰 변경 & 한·미·중 주식시장 유망 종목’ 리포트를 내고 3개월 기준 투자 의견을 주식은 상향하고 채권은 하향 조정했다. 이달 초만 해도 삼성증권은 연간 투자 키워드로 ‘상채하주(상반기 채권 하반기 주식)’를 제시했지만 불과 보름 만에 의견을 바꾼 것이다. 유 팀장은 “인플레이션 리스크는 생각보다 빨리 안정되는 중이고 리세션 우려도 줄어든 데다 중국 리오프닝도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주식시장에 낙관적인 환경이 조성됐다”며 “반면 채권은 금리가 박스권에 갇히면서 매매 차익을 얻기 어렵다”고 투자 의견 변경 이유를 밝혔다. 다만 지수가 추세적으로 상승하기는 어려운 만큼 종목 선별을 통한 수익률 높이기 전략을 추천했다. 최선호 종목으로는 카카오(035720)·POSCO홀딩스(005490)·기아(000270)·KB금융(105560)·삼성전기(009150)·맥쿼리인프라(088980)·LG유플러스(032640)·현대미포조선(010620)·LS(006260)·현대일렉트릭(267260)을 꼽았다.
1년 장기 전망은 채권 투자가 여전히 주식보다 낫다고 봤다. 유 팀장은 “1년을 기준으로 보면 실적 하향 조정,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낮은 정책 전환 가능성 등 주식 변동성이 여전히 크다”며 “반면 채권의 경우 주식처럼 경기 둔화 위험을 반영한 회사채는 스프레드가 커 장기 관점 기준으로 주식보다는 채권 수익률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장단기 모두에서 채권 투자 적기가 지났다는 분석도 있다. 조병준 신한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미국채 10년물 기준으로 4.5%까지 치솟던 금리가 경기 침체 우려를 반영하며 3.5%까지 내려왔다”며 “경기 침체 우려가 완화되며 10년물 금리가 낮아지기(채권 가격 상승)보다는 높아질(채권 가격 하락) 가능성이 커 매매 차익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컴형 자산(정기적으로 수익을 주는 자산)을 찾는다면 채권보다 금융주 등 고배당주를 매수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