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광역시가 올해 추가경정예산안에 문재인 전 대통령이 기르던 풍산개 ‘곰이·송강’의 관리 예산으로 1억5000만 원을 상정할 계획이다.
19일 광주시 등에 따르면 산하 기관인 우치공원관리사무소는 올 1회 추경에 반영할 ‘대통령 선물(풍산개) 관리 계획’에 곰이·송강 사육 관련 시설 확충·보강 및 진료 장비 구입비로 1억5000만 원을 책정했다.
풍산개 진료 장비로 혈액 분석기 2500만 원, 미생물 배양기 500만 원, 치과 치료용 및 엑스레이 장비 2000만 원 등 5000만 원을 잡았다.
또 곰이와 송강의 도난 우려가 있어 실내 보금자리와 놀이터 설치 예산으로 1억 원을 반영했다. 실내 환기 장치와 폐쇄회로 TV, 구름다리 등을 설치할 예정이다. 앞서 강기정 광주시장은 “도난 위험 등이 있어 실내에서 사육하는 게 좋겠다”고 한 바 있다.
계획안에는 곰이·송강 전담 사육직원을 배치하기 위해 오는 3월 퇴직 예정인 위생 직렬을 사육 관련 직렬로 변환하는 내용도 담겼다.
우치공원 관계자는 “대통령기록물인 곰이·송강과 관련해 대통령기록물관리법에 따른 사육 규정은 따로 없다”며 “2017년 3·11월생인 곰이·송강의 건강 상태를 상시 점검하고, 우치공원의 다른 동물 진료를 위해 필요한 시설 및 장비 예산을 단발성으로 요청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올해 부동산 위기 등 서민 경기 침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동물 사육에 과도한 예산을 쏟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광주 지역 시민사회는 곰이·송강이 보존해야 할 대통령기록물이기는 하나 고물가로 인한 경기 침체 등 서민 경제가 위축되는 상황에서 사육 비용에 세금을 과하게 책정한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이명노 광주시의회 의원은 "계획을 세세히 살핀 게 아니라 당장 판단하긴 어렵지만 알려진 대로 예산안이 반영된다면 시민들의 공감을 얻어내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곰이·송강은 2018년 9월 남북정상회담 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선물한 풍산개로 문 전 대통령이 퇴임 후에도 기르다가 정부에 반환했다.
우치공원관리사무소는 지난해 12월 9일 곰이·송강을 경북대병원으로부터 넘겨받아 우치공원에서 사육하고 있다.
우치공원은 곰이·송강 외에도 두 마리의 새끼인 별이와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방북 당시 선물 받은 풍산개 ‘우리·두리’의 3대손 두 마리 등 다섯 마리의 풍산개를 키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