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전역에서 정년 연장을 골자로 하는 연금 개혁에 반대하는 시위가 19일(현지시간) 벌어졌다. 8개 주요 노조가 12년 만에 연합시위를 진행하면서 대중교통과 학교가 부분적으로 멈춰섰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철도공사(SNCF)는 이날 고속열차 TGV가 지역에 따라 3대 중 1대 혹은 5대 중 1만 운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중소도시를 연결하는 열차들은 이보다 훨씬 적게 운영하기로 했다. 수도 파리에서는 일부 지하철역이 폐쇄되고, 운영을 하더라도 열차가 거의 다니지 않았다.
파업은 하늘길에도 영향을 미쳐 파리에서 두 번째로 규모가 큰 오를리 공항의 항공편이 20% 줄어들었다. 에어프랑스는 장·단거리 항공편의 90%만 운항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조에 따르면 초등학교 교사 10명 중 7명도 파업에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파리의 한 공립 고등학교에서는 학생들이 파업을 저지하기 위해 학교 출입을 막고 ‘관절염 전 은퇴' 등의 플래카드를 걸기도 했다.
이 같은 대규모 파업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최근 고령화와 조기은퇴로 연금 재정이 바닥나는 것을 막겠다며 연금개혁안을 발표한 여파다. 연금 수령을 시작하는 나이를 62세에서 2030년까지 64세로 상향하고, 연금 상한액을 수령할 수 있는 근로 기간을 42년에서 43년으로 늘리는 시점을 2035년에서 2027년으로 앞당기는 것이 골자다. 노조는 정부가 부자증세와 고용주의 기여금 인상 등의 대안을 먼저 실시해야 한다며 파업을 선언했다. 연금개혁에 반대하는 여론도 60~70% 정도로 높다.
노조 측은 이날 프랑스 전역의 200여개 지역에서 반대 집회가 열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프랑스 최대노조인 노동민주동맹(CFDT)의 로랑 베르제 위원장은 이날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시위에 동참할 사람들이 많이 필요하다"며 "우리가 개혁안에 반대한다는 것을 (거리에서)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날 파업은 시작에 불과할 것이라며 추가 파업과 시위에 동참할 것임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