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윤정희(좌), 피아니스트 백건우 부부 / 사진=연합뉴스
배우 윤정희가 별세하면서 대법원까지 간 성년후견인 소송이 법적 판단 없이 종결될 전망이다.
윤정희가 19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눈을 감았다. 향년 79세. 알츠하이머 치매 진단을 받았던 고인은 남편인 피아니스트 백건우와 딸인 바이올리니스트 백진희 씨와 함께 파리에 거주해왔다.
생전 윤정희의 성년후견인 소송이 화제였다. 성년후견은 장애나 질병, 노령으로 인한 정신적 제약으로 사무를 처리할 능력이 없거나 부족한 사람을 위해 법원이 후견인을 선임해 재산 관리나 신상 보호를 지원하는 제도다.
윤정희의 성년후견인은 딸 백씨다. 백씨는 프랑스 법원에 알츠하이머병을 앓는 어머니의 성년후견인 지정을 신청해 승인을 받았고, 지난 2020년 국내 법원에도 성년후견 개시 심판을 청구했다.
윤정희의 동생은 윤정희가 남편과 딸에게 보살핌을 받지 못하고 홀로 파리에서 방치됐다며, 딸을 성년후견인으로 지정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백건우 측은 "허위사실"이라고 반박하며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이후 백건우는 윤정희의 첫째 동생이 수십 년간 자신의 연주비 21억원을 횡령했다며 고소했다가 무혐의 처분이 났고, 동생 측은 명예훼손으로 맞고소하는 등 갈등을 빚었다.
법원은 2심까지 딸 백씨를 성년후견인으로 지정했다. 윤정희 동생이 이의를 제기하면서 소송은 대법원에 계류 중이었으나, 성년후견 대상자인 윤정희가 사망하면서 사건을 추가 심리하지 않고 각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