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풀리니 생숙·오피스텔 '찬밥'…억소리 나는 '마피' 시대

올들어 아파트 분양 규제 풀리며
틈새상품이던 非아파트 인기 뚝
고분양가 논란 아파트 단지들도
분양가보다 낮췄지만 거래 안돼








부동산 시장 침체가 길어지면서 한때 수억 원까지 웃돈이 붙던 분양권도 ‘마피(마이너스 프리미엄)’ 매물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특히 올 들어 아파트 분양 관련 규제가 풀리면서 2020~2021년 규제가 강화되던 시기 틈새 상품으로 각광받던 비(非)아파트 주거 상품들의 가격 하락세가 눈에 띈다.


20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2021년 청약 광풍이 불었던 오피스텔 및 생활형숙박시설들이 분양가보다 1억 원가량 낮은 가격에 매물이 나오는 데도 거래가 성사되지 않는 상황이다. 서울 강서구 마곡동에 공급된 생활형숙박시설인 ‘롯데캐슬르웨스트(전용 74㎡)’는 분양가(13억 2060만 원)보다 1억 원 낮은 ‘마피’ 매물이 등장했다. 롯데캐슬르웨스트는 2021년 8월 청약 당시 총 876실 모집에 57만 5950명이 몰리며 평균 657 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한 후 억대 프리미엄이 붙어 거래된 곳이다.


전매가 가능한 오피스텔로 청약 인기가 높았던 곳도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붙었다. 2021년 1월 282실 모집에 6만 5503명이 몰리며 834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던 성남 수정구 고등동 ‘판교밸리자이(전용 84㎡)’도 분양가 9억 5600만 원보다 9000만 원 낮은 8억 6600만 원에 매물이 올라와 있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 루시아도산(52㎡)도 분양가(23억 975만 원) 보다 1억 원 낮은 22억 975만 원에 매물이 올라와 있으며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신길AK푸르지오(오피스텔)는 3000만 원의 마이너스 피가 붙었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교수)는 “생활형숙박시설은 아파트에 대한 규제가 강할 때 대체 투자 상품으로 인기가 많았으나 이달 초 1·3 대책 등을 통해 아파트 관련 규제 완화가 이어지다 보니 고금리 상황 속에서 굳이 대체 상품에 주목할 필요가 없게 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집값 급등기 속 ‘고분양가’ 논란이 있던 아파트 단지에서도 분양권 및 매매 매물이 분양가보다 더 낮은 가격에 나오고 있다. 지난해 1월 청약 당시 2599.4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서울 송파구 오금동 ‘송파더플래티넘’ 전용 65㎡는 최근 분양가 14억 7260만 원보다 2억 2000만 원가량 낮은 12억 5140만 원에 매물이 나왔다. 또 지난해 말 마피 1억 원에 매물로 나왔던 분양권은 수요가 전혀 없자 추가로 5000만 원을 낮춰 13억 2260만 원으로 내린 것으로 전해진다.


이외에도 금천구 독산동 ‘신독산 솔리힐 뉴포레’ 68㎡A 타입은 분양가가 7억 4700만 원이었지만 현재 최저 호가는 6억 4400만 원으로 1억 원 이상 낮다. 할인 분양을 할 정도로 외면을 받던 강북구 수유동 ‘칸타빌 수유팰리스’는 59㎡B는 초기 분양가 9억 2490만 원보다 2억 5000만 원가량 낮은 6억 8000만 원(7층)에 매물이 나와 있지만 여전히 거래가 되고 있지 않다.


2~3년 전 분양가보다 더 저렴하게 거래된 사례도 나오고 있다. 고양시 덕양구 덕은동 ‘DMC 자이더리버’ 84㎡는 지난해 12월 8억 3000만 원(5층)에 거래가 완료됐는데 2020년 4월 분양 당시 분양가는 약 8억 8000만 원이었다. 이 단지는 비싼 분양가임에도 마포구 상암동과 도로 하나를 둔 지역에 위치해 있어 사실상 서울 입지라는 평가를 받으며 청약 당시 11.4 대 1의 양호한 경쟁률을 기록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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