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지하철 기지에 침입해 전동차에 ‘그라피티(graffiti)’ 그리고 해외로 도주했다 강제 송환된 미국인이 경찰에 구속됐다.

인천 논현경찰서는 20일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상 공동재물손괴 등 혐의로 미국인 A(27) 씨를 구속했다.

김현덕 인천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A 씨의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한 뒤 “도주할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앞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한 A 씨는 “왜 한국 지하철에 그라피티를 그렸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 답변을 하지 않았다.

A씨는 지난해 9월 14∼24일 서울, 인천, 부산 등 전국 지하철 차량기지 9곳에 몰래 침입한 뒤 스프레이로 전동차 외부에 그라피티를 그리고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당시 인천 지하철 전동차에는 가로 2m, 세로 1m 크기의 알파벳 글자 ‘WORD’가 그려져 있었다.

수사전담팀을 꾸린 경찰은 폐쇄회로(CC)TV를 확인하고 탐문 수사를 벌여 A 씨와 공범인 이탈리아인 B(28) 씨의 신원을 특정했다. 또한 이들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베트남으로 출국한 사실을 확인하고 체포영장을 발부받은 뒤 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요청했다.

A 씨는 지난해 11월 루마니아에서 현지 경찰에 붙잡혔고 최근 국내로 강제 송환됐다. B 씨의 행방은 확인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