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방' 尹보다 '벼랑끝' 나경원 본 민심…분열상 노출에 찜찜한 與[데이터로 본 정치민심]

尹 순방주간 검색량, 羅 56>尹 36
羅, 해임·전면전에 스포트라이트
與 당권주자 SNS 언급량 羅>安·金
尹에 공개사과, 연휴민심 본뒤 결단
석달 만에 또 분열상 노출에 與 근심
羅출마땐 계파갈등 전면전 치달을듯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출마를 고심 중인 나경원 전 의원이 19일 서울 자택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6박8일간의 UAE(아랍에미리트)·스위스 순방을 마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21일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귀국, 공군 1호기에서 내리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순방 주간 정치권 이슈의 축은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에게 완전히 넘어갔다. 대규모 투자 유치 확약 등 주목도를 올리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온라인상의 관심은 사면초가에 처한 나 전 의원에 쏠렸다. 나 전 의원은 설 연휴 민심 동향을 살펴 3·8 전당대회 출마에 대한 최종 입장을 밝힐 방침이다. 당권 주자들은 물론 당내 분열상을 다시 노출한 국민의힘 지도부는 설 연휴 여론 향방을 긴장한 표정으로 지켜보고 있다.


설 연휴 직전, 羅 검색량 55 > 尹 36…유튜브도 羅 우위


올해 1월 1~20일까지의 윤석열 대통령,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네이버 검색량 지수 추이. 초록색 그래프가 윤 대통령, 분홍색 그래프가 나 전 의원. 자료=네이버 데이터랩

21일 네이버 데이터랩에 따르면 1월 3주차(16~20일) 나 전 의원의 평균 검색량 지수는 55.5를 기록해 윤 대통령(36.0)보다 1.5배 가량 많았다.


1월 2주차(9일~15일) 평균 검색량 지수는 △윤 대통령 23.0 △나 전 의원 73.9, 1월 1주차(2~8일)는 △윤 대통령은 16.7 △나 전 의원 18.5를 기록했다. 네이버 데이터랩은 특정 기간의 최대 검색량을 100으로 잡고 기간 내 상대적인 검색량 흐름을 보여준다.


검색량 뿐 아니라 영상 컨텐츠 조회수도 나 전 의원이 압도했다. 빅데이터 분석 업체인 썸트렌드에 따르면 1월 2~3주차(9~20일) 유튜브에서 나 전 의원 관련 영상물의 조회수는 약 5673만 회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윤 대통령 관련 영상물 조회수는 약 4723만 회를 기록했다.


나 전 의원의 역전은 1월 6일을 기점으로 이뤄졌다. 대통령실이 회견을 열고 나 전 의원의 헝가리식(출산시 대출 탕감) 출산 대책 제안에 대해 “정부 기조와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공개 반박한 날이다.


여권 중진급 인사와 대통령실이 대립각을 세우는 이례적 사태에 여론의 시선이 집중됐다. 윤 대통령은 순방효과 극대화를 위해 출국 직전(13일) 나 전 의원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에서 해임켰지만, 나 전 의원이 측근의 입을 통해 출마 의사를 내비치고 김대기 비서실장의 실명 비판, 여당 초선 50명의 규탄문이 연달아 나오면서 나 전 의원은 정치권 이슈를 장악했다.


與 당권주자 SNS 언급량…나경원>안철수·김기현


1월 3주차(16~20일) SNS상의 국민의힘 당권주자 언급량 추이. 보라색, 분홍색, 노란색은 각각 김기현 의원, 안철수 의원, 나경원 전 의원. 자료=썸트렌드

1월 3주차(16~20일) 국민의힘 당권주자들의 SNS 언급량은 나 전 의원, 안철수 의원, 김기현 의원 순서로 많았다. 썸트렌드에 따르면 1월 3주차 나 전 의원의 SNS 언급량은 총 9179 회로 집계됐다. 안 의원과 김 의원은 각각 3639회, 3602회로 엇비슷했다.


국민의힘 지지층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새해 각종 여론조사에서 김 의원의 지지율은 파죽지세로 40%를 돌파했지만, 나 전 의원이 1위 자리를 뺐기고 김 의원에게 10%포인트 차이로 추격 당했다. ‘대통령을 자기 정치에 이용한다’ 등 쓴소리를 받으며 주목도가 제고된 것이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은 배경으로 보인다.


羅, 공개사과로 민심 악화 제동…설 이후 거취 표명


설 연휴를 하루 앞둔 20일 오후 부산 금정구 노포동 종합버스터미널에서 귀성객 등 시민들이 버스에 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명절 동안 전 지역, 세대가 뒤섞이면서 형성될 여론은 향후 국민의힘 전당대회 구도에도 큰 파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의원의 1위 굳히기, 안 의원의 추격전이 시작된 가운데 정치 이슈를 모두 빨아들인 나 전 의원을 향한 민심도 변곡점을 맞을지 관심이 쏠린다.


설 직후 거취 표명을 할 예정인 나 전 의원은 20일 윤 대통령에게 사과했다. 나 전 의원은 “저에 대한 해임 결정이 윤 대통령의 본의가 아닐 것이라고 말씀드린 것은 제 불찰”이라며 “관련된 논란으로 윤 대통령에게 누가 된 점 깊이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연휴 직전 공개 사과를 한 배경에는 ‘반윤 주자’ 이미지 확산에 제동을 걸고 명절 기간 여론 추이를 파악해 최종 결단을 내리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또한 윤 대통령이 귀국한 만큼 나 전 의원은 여러 통로를 통해 윤 대통령과 접촉을 시도하며 관계 회복 방법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분에 착잡한 與…"羅 당선땐 이준석사태 재발" 우려도


19일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광주전남 현장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한 정진석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설을 맞이하는 국민의힘 지도부의 얼굴에는 근심이 가득하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석 달 만에 내홍의 그림자가 다시 아른거리면서다. 지난해 여름 이준석 사태로 당의 뿌리가 흔들렸지만 10월 6일 법원이 이준석 전 대표 측이 제기한 가처분을 모두 받아들이기 않기하면서 내분을 가까스로 수습했다.


윤 대통령이 당무에 개입하는 모양새가 부각되는 것도 부담이 큰 대목이다. 한 비윤계 의원은 대통령실의 최근 메시지와 관련해 “너무 이례적”이라며 “정치인이 아니더라도, 일반 국민의 시각에서도 나 전 의원의 불출마 뉘앙스가 있다고 안 느끼겠냐”고 말했다. 또 다른 의원도 “용산과 당은 적절한 긴장관계, 협력관계의 병존이 필요하지만 이번 전당대회는 그런 쪽으로 흘러가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만일 나 전 의원이 출마를 강행할 경우 친윤계와 비윤계와의 갈등은 전면전 양상으로 흐를 가능성이 크다. 선거 과정에서 계파 간 감정의 골이 깊어지며 누가 당 대표로 당선되든 리더십을 한 곳으로 모으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국민의힘의 한 중진은 “당권 주자들이 입으로만 대통령을 외치고 있다”며 “당 대표는 당의 얼굴인데, 싸운 자화상이 내년 총선에 도움이 되겠느냐. 내년 선거가 참으로 불안하다”고 쓴소리를 했다. 이어 “만일 나 전 의원이 당 대표로 당선된다면 이준석 사태가 또 올 것”이라고 걱정하면서도 “나 전 의원은 당내 잔뼈가 굵은 인물이라 요직 중용 카드 등으로 수습을 잘 할 것”이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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