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핸 꼭 빼세요"…복부비만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

서울아산병원 선우성 교수팀 성인 2만6000여명 분석
복부 비만 성인, 고혈압·관절염·당뇨병 발병 위험 높아
체중·체질량지수 증가보다 허리둘레 증가 영향 더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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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부 비만이 있는 성인은 고혈압·관절염·당뇨병 등 발생 위험이 1.6~2.3배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국내에서 나왔다. 허리둘레 관리가 체중이나 체질량지수 관리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선우성 교수팀이 2016∼2020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성인 남녀 2만6481명을 대상으로 복부 비만이 각종 만성 질환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


선우 교수팀은 남성의 경우 허리둘레가 90㎝ 이상, 여성은 85㎝ 이상이면 복부 비만으로 간주했다.


복부 비만자는 허리둘레를 정상인 사람보다 평균 나이·키·체중·수축기(최대) 혈압·이완기(최소) 혈압·흡연율이 모두 높았다. 반면 소득·학력·규칙적인 운동 실천율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또 복부 비만 성인은 고혈압 발생 위험은 2.3배, 이상지질혈증·관절염·당뇨병은 1.6배 높았다. 다만 복부 비만자의 경우 골다공증 발생 위험은 15% 낮았다.


일반적으로 허리둘레가 두꺼워지면 혈중 중성지방 농도가 높아져 지방 세포의 부피가 증가하고, 인슐린 저항성이 커진다. 인슐린 저항성은 혈압을 높이는 것은 물론 이상지질혈증과 제2형(성인형) 당뇨병의 주된 원인이 된다.


복부 비만은 앤지오텐시노겐의 혈중 농도를 높여 혈압 상승을 유발하기도 한다. 복부 비만이 골관절염뿐만 아니라 류머티즘성 관절염의 발병과 진행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선우 교수팀은 논문에서 “국내 성인에서 복부 비만은 고혈압·이상지질혈증·당뇨병·관절염의 발생 위험을 높인다는 것이 이번 연구의 결론”이며 “만성 질환 예방을 위해 비만을 관리·치료하려는 사람은 체중이나 체질량지수(BMI) 못지않게 복부 비만 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체중이나 체질량지수의 증가보다 허리둘레의 증가가 심혈관 질환 등 만성 질환 위험성을 더 높일 수 있다는 해외 연구결과도 있다. 특히 제2형 당뇨병과 대사증후군 발생에선 체질량지수보다 복부 비만의 영향이 더 큰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 연구결과(대한민국 성인에서 복부 비만과 다른 만성 질환 유병률 간의 관계: 국민건강영양조사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자료 활용)는 대한임상건강증진학회지 최근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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