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계 주민이 많이 거주하는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카운티의 소도시 몬터레이 파크에서 설 휴일 전날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10명이 숨진 가졌다. 경찰은 아시아계 남성 용의자는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인다고 22일(현지시간) 밝혔다.
LA 카운티 보안관실에 따르면 지난 21일(현지시간) 밤 10시 20분께 캘리포니아주 몬터레이 파크의 댄스 교습소인 '스타 댄스'에서 아시아계 남성 용의자가 무차별 총격을 벌였다. 이 총격으로 현장에서 최소 10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쳤다. 부상자는 모두 10명으로 현재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는데, 일부는 중태여서 희생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희생자 대다수는 중국계로 추정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제임스 안 LA 한인회 회장은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LAPD(로스앤젤레스 경찰국) 고위 관계자에게 확인한 결과, 일단 사망자와 부상자 모두 중국계라고 한다"고 밝혔다. 이어 "몬터레이 파크는 기본적으로 중국계 타운이지만 우리 한인들도 거주한다"며 "다행히도 한인들의 피해 상황이 접수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경찰 특수기동대(SWAT)는 총격 사건 이후 캘리포니아주 토런스에서 용의자가 타고 달아난 것으로 보이는 흰색 밴 차량에 대한 수색 작업을 진행했다. 보안관실은 브리핑을 통해 이같은 초동 수사 결과를 밝힌 뒤 용의자의 사진을 공개했다. 이 용의자는 검은색 가죽 재킷과 털모자, 안경을 착용한 상태에서 사건 현장 인근 감시 카메라에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용의자 이름과 사상자들의 구체적인 신원은 공개하지 않았다.
LA 도심에서 동쪽으로 11㎞ 정도 떨어진 몬터레이 파크는 인구 약 6만 명의 소도시다. 주민 65%가 아시아계 미국인으로, 그 중 다수가 중국계에 해당한다. 중국, 대만, 일본, 베트남 등에서 온 이민자 집단이 정착해 미국 본토에서 처음으로 아시아계가 과반을 차지한 도시로, 중국 식당과 식료품점이 많은 타운이기도 하다. 이번 사건은 몬터레이 파크의 음력설 축제 행사장 근처에서 발생했다. 이 축제는 하루에 수만 명이 찾는 남부 캘리포니아주에서 가장 큰 음력설 행사 중 하나다. 설 전날부터 이틀 동안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총격 사건 때문에 2일 차 일정이 전면 취소됐다.
AP 통신에 따르면 이번 참사는 올해 들어 다섯 번째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이다. 지난해 5월 21명 목숨을 앗아간 텍사스주 유밸디 초등학교 총격 이후 가장 많은 사람이 숨진 총격 사건으로 집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