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원이 넘는 고가 수입차가 지난해 처음으로 연간 판매량 7만대를 돌파했다. 특히 지난해 팔린 수입차 4대 중 한 대꼴로 1억원이 넘었다.
23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12월 1억원이 넘는 수입차는 7만1899대 판매됐다. 전년(6만5148대) 대비 10.3% 증가한 수치다.
고가 수입차 판매 비중은 전체 수입차 판매 대수(28만3435대)의 25.3%를 차지하며 전년 대비 1.8%포인트 상승했다. 1억원 이상 수입차 판매량은 2019년 2만8998대에서 2020년 4만대에 이어 올해 7만대까지 넘어서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1억원 이상 수입차를 구매 유형별로 보면 법인 구매가 4만7399대로 72.7%에 달했다. 개인 구매는 2만4500대로 조사됐다. 고급 세단의 경우 법인에서 리스 계약으로 구매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으로 보인다.
주요 수입차 브랜드인 메르세데스-벤츠와 BMW가 프리미엄 전략을 내세우며 고급차종을 집중적으로 판매한 것이 고가 수입차 시장을 이처럼 키운 요인으로 꼽힌다. 또 코로나19로 인한 보복 소비, 소득 양극화 등의 영향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벤츠코리아의 지난해 1억원 이상 차량 판매 대수는 전년 대비 9.5% 증가한 3만1576대, BMW코리아는 전년 대비 20.1% 증가한 2만2372대다.
벤츠는 트림에 따라 가격이 2억원도 넘는 S-클래스의 판매량이 1만3206대에 달했다. 모델별 수입차 판매 대수로 보면 S-클래스는 E-클래스와 BMW 5시리즈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BMW는 준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X5를 7482대 판매하며 프리미엄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소득 상위 계층이 고급차를 찾는 경우가 늘어났다"며 "전체적으로 차량 가격이 상승하면서 1억원이 넘는 모델이 많아진 것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