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톡 사태’ 해결사 자처한 與…변협은 “‘언플’ 상당한 유감”

국민의힘, 변협-로톡 갈등 사태 해결 방안 모색
"새로운 변화 앞 새 옷 입지 못하면 국가 생존 못해"
“변협만 이해 관계자 아냐…국민 전체 접근성 봐야”
변협 "언론 플레이 유감…법률 시장 보호 위해 불가피"

성일종(왼쪽 네 번째)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 지난 18일 국회에서 열린 규제개혁추진단 현안간담회에서 ‘로톡사태’와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여당이 이른바 ‘로톡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섰다. 수년째 이어진 법률 플랫폼과 대한변호사협회 간 갈등이 좀처럼 나아질 조짐이 보이지 않자 정치권이 개입하는 양상이다. ‘제2의 타다’ 사태가 되지 않도록 대화의 장을 마련하겠다는 게 정치권의 구상이지만 당장 변협은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18일 국민의힘 규제개혁추진단은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리걸테크 스타트업 규제혁신 현안 간담회’를 열었다. 간담회에는 성일종 정책위원회 의장과 규제개혁추진단장인 홍석준 의원, 소위원장인 한무경 의원 등이 참석했다. 국무조정실, 중소벤처기업부 등 정부 측과 함께 로톡 운영사인 로앤컴퍼니의 김본환 대표, 변협의 징계대상이 된 ‘로톡 변호사’ 등도 참석했다.


이날 성일종 정책위의장은 “새로운 변화 앞에서 새로운 제도를 만드는 것은 우리의 의무”라면서 “변화하는 과학 문명에 맞춰 기존의 옷을 벗지 못하고 새로운 옷을 입지 못하면 국가가 생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로톡과 같은 서비스가 없으면 새로운 과학문명으로 무장돼있는 세대에게 불편함을 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성 위원장은 변화를 막는 쪽을 ‘기득권 세력’으로 규정하고 변화의 흐름에 따라 규제 개혁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표출한 것이다.


규제개혁추진단장인 홍석준 의원도 “미국은 이미 법률 서비스에 인공지능(AI)을 적용해 많은 유니콘 기업이 나오는 상황”이라며 “새 변협 회장단과 이 문제를 전향적으로 이야기하겠다”고 말했다. 또 “단순히 이해 관계자로서의 변호사 단체 관계만 있는 것이 아니라 전체 국민들의 법률 서비스 접근성의 문제와 관계가 있다”며 “(변협을 상대로) 좀 더 거시적이고 공익적인 관점에서 설득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변호사들은 변협 징계가 부당하다고 토로했다. 민태호 변호사는 “변호사 입장에서 리걸테크 산업은 소비자 접점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면서 “리걸테크 산업 규제할 근거가 없지만 변협이 변호사를 상대로 징계하는 것에 대해서는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재희 변호사는 “4년 전 처음 개업한 뒤 변호사 선배 조언을 받아 블로그에 글을 쓰기 시작했지만 아무리 좋은 글을 써도 소비자에게 전달이 되지 않는다”며 “주변 추천에 로톡에 가입했고 하루 4시간 자면서 상담하고 회사를 키웠지만 갑자기 로톡을 불법 플랫폼이라며 탈퇴를 강요했다”고 말했다. 이어 “헌법재판소에서 재판관 전원이 만장일치로 (변협 규정이) 위헌이라는 결정을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규정으로 징계를 내리겠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대한변호사협회 제52대 협회장에 당선된 김영훈 변호사가 지난 17일 서울 서초구 대한변협 회관에서 당선증을 교부받은 뒤 소감을 말하고 있다. / 연합뉴스

한편 변협 측은 기존의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는 양상이다. 최근 신임 52대 회장으로 당선된 김영훈 변호사는 “이번 선거는 산업 자본의 법률시장 침탈이라는 위기 상황에서 치러졌다”며 “사설 플랫폼의 퇴출과 대안으로서 공공플랫폼 ‘나의 변호사’의 혁신을 약속드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그는 최근 MBC라디오에 출연해 여당에 유감을 표명했다. 진행자가 “(여당 측과) 약속을 잡았나”라는 질문에 김 변호사는 “전혀 연락을 받은 바가 없다”며 “처음에는 이게 농담인가 싶기도 하다 보니까 언론플레이에 해당한다고 보인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또 “신산업이라는 것도 적법한 사업이어야 한다”며 “법률 플랫폼은 결국 자신의 수익 극대화를 위해서 몸집을 불린 다음에 시장을 독점하고 거대 자본에 또는 심지어는 외국 자본에 매각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 법률 시장의 공공성을 보호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변호사의 투명한 정보를 제공하고 지금 법률시장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은 공공플랫폼으로도 충분히 가능하다”며 “‘나의변호사’ 공공플랫폼을 만들고 운영하면서 발전시키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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