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만에 돌아온 PS…싹 바뀐 VR게임에 50분 ‘순삭’ [잇써보니:PS VR2]

6년 만 신제품…컴팩트해진 디바이스
놀래고 떨어지는 문법서 한 단계 진화
어지러움·무게 줄고 연결도 간편해져
많아진 신체 게임…유선 연결 아쉬워

소니 신제품 플레이스테이션 VR2 타이틀 ‘호라이즌 콜오브더마운틴’ 플레이 화면.사진제공=SIEK

지난해 말 메타의 가상현실(VR) 헤드셋 신제품에 이어 올해는 애플의 첫 VR 헤드셋 시장 진출까지 예고돼 이 시장에 여느 때보다 묵직한 전운이 감도는 가운데, 콘솔의 명가 소니가 7년 만에 신제품 ‘플레이스테이션 VR2(VR2)’를 내놨다. ‘콘텐츠 장인’ 소니의 신제품 소식에 기대감이 부풀었지만 일각에서는 경쟁 제품군과 비교해 여전히 유선 제품이라는 점, 가격이 대폭 뛰었다는 점에서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지난 18일 서울 강남구 소니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코리아(SIEK) 사무실에서 VR2로 ‘호라이즌 콜오브더마운틴’을 플레이해봤다. VR 게임을 자주 접하진 않은 기자로서는 게임 시작에 앞서 행동 반경을 설정하는 사전 세팅에서부터 눈길을 빼앗겼다. 반경을 설정하는 과정 속 이미지들이 SF적 상상력을 자극했다. 사용자를 감싸는 행동반경 표시가 마치 결계 보호막에 둘러싸인 것 같은 경험을 선사했다. 일반적으로 VR 헤드셋을 쓰면 주변을 인식할 수 없어 불안감을 유발하는데, 이 기능 덕에 염려 없이 안정감 있게 게임을 할 수 있었다.



게임 시작 전 행동 반경을 설정하는 과정. 해당 반경 밖을 벗어나면 경계가 표시된다.사진제공=SIEK

놀래키고,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등 VR게임에서 보던 익숙한 문법과는 차별화된 경험을 즐길 수 있었다. 슈팅이 주가 되는 본 게임에 들어가기 전 타이틀의 이름처럼 장엄한 산맥의 풍경을 충분히 즐길 수 있게 설계됐다. 단순히 시각적인 즐거움 말고도 진동, 음향 효과 등을 통해 물과 나무 줄기를 만지고, 몸을 움직여 산을 타는 등 눈앞에 펼쳐진 자연과 최대한 교감할 수 있게 한 점이 인상적이었다. 본격 전투에서도 활을 빼고 당기는 동작을 취해야 하고 적 공격을 피하려면 몸을 움직여야 한다는 점에서 전작에 비해 다양한 신체 부위의 개입이 이뤄졌다.



게임 플레이 중 행동 반경을 벗어난 경우 이렇게 경계가 표시된다.사진제공=SIEK

어느 방향을 응시해도 화면이 펼쳐지는 것 역시 전작에서 개선된 점이다. VR1에서는 특정 방향, 특히 아래를 바라볼 때는 화면이 비어있는 경우가 있어 아래로 시선을 숙일 때면 게임 이용에 방해가 됐다. 약 50분 정도를 이용했는데 체감 시간은 약 20분 정도로 느껴질 만큼 크게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는 없었다. 560g으로 전작이나 메타의 퀘스트 프로(722g)와 비교해도 무게가 적은 것 역시 피로감을 덜어줬다. 개인마다 다르겠지만 1시간이 조금 안되는 시간 동안 어지러움은 느껴지지 않았다. 플레이스테이션 본체와 연결하기 위해 여러 선과 카메라를 연결해야 했던 거추장스럽던 디바이스 구성도 한층 가벼워져 C타입 선 하나만 연결하면 된다.



본지 기자가 지난 18일 서울 강남구 소니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코리아(SIEK) 사무실에서 플레이스테이션 VR2를 체험하는 모습.허진 기자

하지만 유선으로 인한 장점에도 여전히 선 하나가 발 주변을 지나가는 점은 여전히 아쉬운 점이다. 특히 전작에 비해 몸 방향을 전환하고, 팔을 휘젓고 하는 등 역동적인 동작이 더 많이 요구되기 때문에 사용 시간이 길어지거나 동작이 많은 경우 불편을 야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