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주요 중앙은행들의 공격적 긴축 및 FTX 파산 사태 등 겹악재로 폭락했던 비트코인 가격이 가파르게 반등하고 있다. 이에 제도권 내에서 가상화폐에 투자할 수 있는 수단인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 역시 뛰는 모습이다. 증권가에선 여전히 추가 하락 리스크 요인이 존재하긴 하지만 글로벌 긴축 완화에 따라 가상화폐 가격이 연말까지 상승 기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미 증시에서 ‘프로셰어즈 비트코인 스트래티지 ETF(BITO)'는 전 거래일보다 3.38% 오른 14.6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거래되는 비트코인 선물 계약에 투자하는 이 ETF의 1월 주가 상승폭은 40.65%에 이른다. 간밤 2.71%의 상승률을 기록한 ‘반에크 비트코인 스트래티지 ETF(XBTF) 역시 이달 들어 주가가 16.83달러에서 23.41달러로 40% 가까이 뛰었다. 이밖에 비트코인 선물에 투자하는 ’발키리 비트코인 스트래티지(BTF)'와 '글로벌X 블록체인&비트코인 스트래티지(BITS) 역시 한 달간 각각 39.33% 51.15%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비트코인 가격 상승세에 국내 운용사가 최근 해외 증시에 상장한 비트코인 연계 ETF 역시 좋은 출발을 끊었다. 이달 13일 삼성자산운용이 홍콩 증시에 상장한 ‘삼성 비트코인선물액티브 ETF’ 역시 거래 5거래일 만에 주가가 8.37홍콩달러에서 9.26홍콩달러로 뛰며 10.63%의 수익률을 거뒀다.
지난해 글로벌 긴축, FTX 파산 등 각종 악재에 휘말리며 폭락했던 비트코인 가격이 올 들어 연일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미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23일 기준 비트코인은 장 중 2만 3000달러선을 넘어서며 지난해 8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올해 주요 중앙은행들의 금리 인상 기조가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면서 시중 금리가 하락하고 강달러 현상이 완화되면서 위험자산 투자심리가 살아나는 모습이다. 이에 업계에선 ‘가상화폐 혹한기'을 거치며 바닥을 찍은 비트코인이 올 연말까지 가격 회복세를 이어나갈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미국 투자연구기관 네드 데이비스 리서치의 팻 초식 전략가는 “올해 2만 달러선 이상으로 올라선 비트코인이 오랜 침체를 벗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비트코인 신탁 상품인 ‘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 트러스트’(BTC)가 올해 중반까지 100%의 수익률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
국내에서도 비트코인이 연내 추가 하락할 리스크 요인들이 남아있긴 하지만 연간으론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올해 금리 환경이 전년 대비 완화된 환경을 고려하면 가격 하방 압력이 점차 낮아질 것으로 예상돼 일방향적 하락세는 마무리됐다는 분석이다. 비트코인 수급 현황을 파악할 수 있는 온체인 데이터를 살펴보면 최근 지표는 저점 시그널로 파악되는 구간 이하에 머물고 있다. 연중 가격 추가 하락을 이끌 리스크 요인으로는 지난해 FTX 사태로 유동성 위기에 직면한 DCG그룹의 관련 신탁 매도로 인한 수급 악재가 상반기 부각될 수 있는 점, 비트코인 채굴 비용이 비트코인 가격보다 높게 유지되며 투자심리가 약화될 수 있는 점 등이 꼽혔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비트코인의 일일 활성 주소가 저점 구간임에도 2019년 고점과 비슷한 레벨인 것을 고려하면 사용자 지표가 비트코인 네트워크 가치를 방어할 것”이라며 “비트코인 가격은 DCG그룹의 신탁 매도, 마운트곡스 매물 출회 등 수급 악재를 포함한 리스크 요인들을 소화한 후 연말까지 반등 추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