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트 레벨] '환혼' 신승호 만의 색깔, 존재감으로 피어나다


"자네, 슈퍼스타가 될 관상인가?"

때론 익숙함이 주는 즐거움 보다 날 것의 신선함이 끌리는 날이 있죠. 반짝하고 등장한 혜성이 내일의 태양이 되는 그 날까지! '넥스트 레벨'로 도약하는 신인 배우를 응원합니다.<편집자 주>


'환혼' 신승호 / 사진=킹콩 by 스타쉽

배우 신승호의 2022년은 다채로웠다. 판타지 사극인 '환혼'부터 지극히 현실적인, 작은 사회를 담은 '약한영웅'까지. 장르를 넘나들며 스펙트럼 넓은 연기를 보여준 것이다. 장르의 간극을 깨고, 시청자들에게 편하게 다가올 수 있었던 이유는 캐릭터다. 그는 모든 캐릭터를 자신의 결과 색깔로 채우면서 몰입감을 더한다.


tvN 토일드라마 '환혼'(극본 홍정은 홍미란/연출 박준화)은 역사에도 지도에도 존재하지 않은 대호국을 배경으로, 영혼을 바꾸는 환혼술로 인해 운명이 비틀린 주인공들이 이를 극복하고 성장해가는 판타지 로맨스다. 고원(신승호)은 대호국의 심술쟁이 세자다. 너그럽고 자애로운 군주를 지향하지만, 심술궂고 인간적인 면모를 보인다. 장욱이 제왕성을 타고났다는 비밀을 알게 되고 장욱과 불편한 사이가 된다. 제왕성의 존재를 밝히고, 진무(조재윤)를 과감히 내치지 못하는 자신이 싫다.


고원이 '환혼'에서 큰 사랑을 받은 건 빛나는 케미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장욱(이재욱)과 브로맨스 케미를 보여주는데, 티격태격한 대사를 통해 말맛을 선사한다. 한 나라의 세자를 무서워하지 않는 장욱, 그런 장욱 곁에 있고 싶어서 더욱 심술궂게 행동하는 세자의 모습이 작품에 숨 쉴 틈이 되는 것이다. 무덕(정소민)과의 케미도 빼놓을 수 없다. 무덕이 자신의 제자인 장욱을 위해 세자에게 아부하고, 세자는 기분 좋은 미소를 숨기지 못한다. 어느새 무덕에게 스며들어 그를 도와주는 세자는 한층 성장한 모습을 보인다.




항상 시비를 걸고, '내가 세자니까 다 괜찮다'며 나름의 갑질을 하는 고원이지만, 밉지 않은 게 그의 매력이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할 줄 알고, 자신보다 센 장욱에게 기댈 줄 아는 모습을 통해 인간적인 면모를 드러낸다. 그가 악행을 저지른 것도 진무에 계략에 넘어갔을 때다.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시청자들은 고원을 응원하게 된다. 이는 신승호의 세심한 연기력과 만나 시너지를 낸다. 무심한 듯 던지는 대사 톤, 심술궂은 표정 뒤에 숨어 있는 천진난만한 표정, 진심을 전할 때의 무게감은 신승호가 만든 것이다.


'환혼' 속 수많은 인물 중 고원의 매력이 돋보일 수 있었던 것처럼, 신승호는 자신의 작품 속에서 독특한 캐릭터로 시청자들에게 각인됐다. 그의 이름을 가장 많이 알린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디피(DP)'에서도 그는 후임들을 괴롭히는 선임 병사 황장수로 출연해 캐릭터를 뽐냈다. 특유의 군대 말투와 살벌한 표정은 그가 미필이라는 사실이 놀라울 정도였다.


웨이브 '약한영웅'에서는 '디피'와 또 다른 모습이었다. 그는 가출팸에서 생활하는 석대 역을 맡았는데, 돈만 주면 사람을 때리는 일도 가능하고, 무엇이든지 할 수 있는 인물이다. 얼핏 보면, 악하기 그지없는 캐릭터. 그러나 내면에는 가출팸을 책임져야 된다는 책임감과, 폭력에 대한 거부감이 있다. 극 초반, 거침없이 폭력을 행사할 때는 묵직한 액션을 선보이고, 후반부로 갈수록 내면 연기가 주를 이룬다. '디피'에서 그저 후임을 괴롭히는 역할이었다면, 이번에는 사회적인 메시지도 담고 있는 것이다.




장르물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이전에는 하이틴이 있었다. 웹드라마 '에이틴'으로 데뷔한 후 '열여덟의 순간', '좋아하면 울리는', '계약우정'까지 신승호는 꾸준히 교복을 입었다. 달달한 모습부터 10대의 혼란스러운 우정까지, 각기 다른 학생 연기로 눈도장을 찍은 것이다. 그 안에서도 그는 자신만의 캐릭터를 구축했는데, 이는 그의 피지컬이 한몫했다. 전설의 주먹, 농구선수, 유도부 선수 등 특수한 학생 역을 주로 맡은 그. 축구 선수 출신인 그의 피지컬이 도움이 된 셈이다.


저음의 목소리도 신승호의 매력을 배가시킨다. 안정적으로 깔린 목소리와 톤은 독보적인 그의 색깔이다. 여기에 얹어지는 일상 톤의 대사는 현실과 극의 중간에서 중심을 잡는다. 외모, 목소리, 피지컬을 제외하고 연기가 잘생긴 배우가 되고 싶다는 신승호는 도전을 멈추지 않을 생각이다. 2022년은 '환혼', '약한영웅'으로 꽉 채운 만큼, 다양한 2023년을 보여줄 계획을 갖고 있기도 하다.


"올 한 해도 작년만큼이나 열심히 신나게 활동하면서 또 다른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팬분들의 응원에 감사드리며 그 소중한 마음들에 보답하는 한 해를 보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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