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3·8 전당대회 출마를 고심 중인 나경원 전 의원이 24일 출마 여부에 대해 “결심은 섰다”고 밝혔다.
나 전 의원은 이날 서울 용산구 자택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당대회 출마 여부를 묻는 질문에 “결심은 섰고 내일 말씀드리겠다”고 답했다. 나 전 의원은 25일 오전 11시 국민의힘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출마 여부에 대한 입장을 밝힐 계획이다.
정치권에서는 나 전 의원이 전당대회 출사표를 던질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윤석열 대통령, 윤핵관들과의 공개 충돌로 정치적 퇴로가 막힌 가운데 당선 가능성을 저울질해 출마를 접는다면 추후 정치적 활로를 모색하기는 더욱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설령 낙선하더라도 임전무퇴의 각오로 정면 승부하는 것이 차기 정치적 로드맵에는 나은 선택이라는 평가다. 복수의 나 전 의원 측근들은 이날 서울경제와의 통화에서 “(설 연휴 전과) 출마 관련 의중 변화는 없다”며 출마를 시사했다.
다만 기자회견을 하루 앞두고 출마에 대한 신중한 분위기도 감지된다. 당초 이날 오후 나 전 의원은 서면으로 출마 여부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날 참모진 회의에서 나 전 의원에게 불출마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강하게 나오고, 출마를 요구하는 측과 격론을 벌이면서 회의는 4시간 가까이 길어졌다고 한다. 결국 나 전 의원이 직접 결정하겠다고 회의를 끝내고 발표 시기를 하루 늦춘 것으로 전해졌다.
새해 국민의힘 지지층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에서 나 전 의원이 김기현 의원에게 뒤쳐지는 결과가 연달아 나온 것도 나 전 의원의 자신감을 끌어내릴 수 있다.
설날 연휴 동안 나 전 의원은 정치 원로를 만나 행보에 대한 의견을 수렴했다. 21일 나 전 의원은 자신을 정치권에 입문시킨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를 비공개로 1시간 가량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나 전 의원의 출마를 강하게 설득해 온 박종희 전 의원은 언론 공지를 통해 “나 전 의원의 입장 (발표) 전까지 이런저런 얘기는 오해를 살 수 있다”며 함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