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연 "법원 2차 조정안 불수용…오세훈 대화 요청"

'지하철 5분 지연' 조항 삭제된 조정안 불수용
서울지하철공사 소 취하 안하면 손배소송 개시

25일 오전 서울 혜화역에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지하철 선전전을 이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지하철 5분 초과 지연시 손해배상' 문구가 삭제된 법원의 2차 강제조정안을 수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전장연과 서울지하철공사가 지하철 승하차 시위에 따른 손해배상 여부를 놓고 법정 다툼을 벌일 가능성이 커졌다.


박경석 전장연 대표는 25일 오전 4호선 혜화역에서 진행한 제268일차 선전전에서 서울교통공사가 제기한 민사소송에 대한 법원의 2차 강제조정안을 불수용하겠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법원의 2차 조정안에 대해 어제 불수용 의견을 전달했다"며 "곧 재판이 시작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공사는 2021년 1월 22일부터 11월 12일 사이 전장연의 7차례 지하철 탑승 시위에 대해 열차 운행 지연에 따른 운임 수입 감소를 이유로 그해 말 3000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달 19일 전장연 시위로 지하철 운행이 5분을 초과해 지연됐을 경우 전장연이 공사에 500만원을 배상하라는 1차 강제조정안을 냈다.


전장연은 조정안을 수용했으나 오세훈 서울시장과 공사 측이 거부하자 법원은 이달 10일 지연 시간 조건을 뺀 2차 조정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공사는 2차 조정안이 나온 지 하루 만에 손해배상 청구액을 5145만원으로 상향하는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 신청서'를 제출하며 전장연과 각을 세웠다.


공사는 이와 별개로 2021년 12월 3일부터 작년 12월 15일 약 1년 간 전장연이 총 75차례 진행한 지하철 내 불법 시위로 열차 운행 지연 등의 피해를 봤다며 이달 6일 6억145만원의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박 대표는 오 시장에게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을 재차 촉구했다. 그는 "오 시장에게 다시 한번 사회적 해결을 위한 사회적 대화를 요청한다"며 "모든 사람과 시민이 함께 참여하고 의견이 다를지라도 같이 참여해 공개적으로 문제를 풀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전장연은 이날 오전 7시 30분께 4호선 한성대입구역에서 모여 지하철을 타고 혜화역으로 이동했다. 혜화역에서 하차하는 과정에서 출입문에서 20∼30초간씩 멈춰서서 약 2분간 열차 출발이 지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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