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가세 받을땐 '非보험' 고의 파손땐 보험사기…'두 얼굴'의 애플케어+

약관 개정 '보험사기' 항목 추가
업계 "부가세 환급해야" 지적도

애플이 자사의 A/S 서비스 ‘애플케어 플러스(애플케어+)’ 가입자의 기기 고의 파손이 ‘보험 사기’라는 약관을 추가했다. 애플은 그간 애플케어 플러스가 ‘보험’이 아니라며 고객으로부터 부가세를 받아왔는데, 고의 파손은 보험 사기라고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업계는 애플의 자가당착을 비판하며 부가세를 소비자에게 환급해야 한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사진제공=애플


25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 18일 애플케어 플러스 약관 개정을 통해 '보험 청구시 속임수, 사기 및 부정 사용'에 대한 항목을 추가했다. 이와 함께 애플케어 플러스의 보험사 AIG는 애플 소비자 커뮤니티에 공문을 보내 고의 파손으로 서비스를 받으면 “보험사기죄로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애플케어 플러스는 유료로 제품 보증기한 연장과 수리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소비자 과실에 따른 손상이 있어도 자기부담금만 지불하면 수리·교환해줘 확실한 교환을 위해 스스로 기기를 파손하는 사례가 흔했다.


문제는 그간 애플이 애플케어 플러스가 '보험'이 아닌 상품이라고 주장해왔다는 데 있다. 애플은 애플케어 플러스 약관에서 '애플 모바일기기보험' '보험상품' '보험료' 등을 언급하고 있지만 우발적 손상에 대한 교환만이 보험일 뿐 배터리 교체와 수리 등은 ‘서비스’라 주장하고 있다. 현행법상 보험료는 부가세 면제 대상이지만, 애플은 서비스라는 점을 이유로 애플케어 플러스에 대한 부가세를 받아왔다.



애플이 1월 18일 개정된 애플케어 플러스 약관에 추가한 보험사기 관련 항목. 사진제공=애플


애플케어 플러스의 부가세 문제는 2021년 국정감사에서도 지적 받은 바 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2016년 KT의 ‘올레폰안심플랜’이 보험상품이라는 유권해석을 내놨다. 당시 KT는 가입자 988만 명에게 606억 원을 환급했다. 이에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은 “애플케어 플러스도 올레폰안심플랜과 같이 보험과 보증연장이라는 부가서비스가 결합된 형태인 만큼 보험으로 봐야 한다”며 부가세 환급을 촉구했다.


김 의원실은 이후 금융감독원, 금융위 등에 유권해석을 요구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 유권해석은 당사자인 애플코리아가 요청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당시 애플코리아는 금감원과 금융위가 아닌 국세청에 유권해석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청은 애플케어 플러스를 서비스로 판단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존 제도 유지를 원하는 애플이 세금을 받아내야 하는 입장인 국세청을 찾아 유권해석을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업계는 애플이 애플케어 플러스에 대한 태도를 분명히 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보험으로 판단한다면 그간 받은 부가세를 소비자에게 환급해주고, 보험이 아니라면 AIG를 통해 보험사기를 운운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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