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과 도시] “병원 설계에서 가장 중요한 건 건축가가 환자 편에 서는 것”

◆안전 최우선 설계 '중앙대광명병원'
이태상 간삼건축 헬스케어디자인팀 본부장

이태상 간삼건축 헬스케어디자인팀 본부장. 광명=오승현 기자

“1921년에 지어진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은 여전히 미국 최고의 병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해당 병원을 방문하면 벽면에 ‘환자 우선’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죠. 100년이 넘은 병원이 지금도 기능하는 것은 이 같은 모토 속에 병원이 지어지고 운영된 덕분이라 생각합니다.”


중앙대광명병원의 설계를 맡은 이태상 간삼건축 헬스케어디자인팀 본부장은 병원 건축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로 ‘환자 우선’을 꼽으며 이같이 말했다. 국내에서 손꼽히는 병원 시설 전문 건축가인 그는 건양대 새병원, 연세암병원 중입자치료센터, 길병원 암센터 등을 설계했다.


이 본부장은 ‘환자 우선’을 꼽은 이유에 대해 “병원의 목적은 환자를 치유하는 것이지만 건축주가 환자인 경우는 거의 없다 보니 환자의 편의는 도외시되기 쉽다”며 “환자 치료 목적에서 스태프들의 공간이 파생되고 의료사고를 최소화할 수 있는 동선이 짜이는 만큼 전체 설계 구조가 꼬이지 않기 위해서는 건축가가 환자 편에 서서 건축주를 설득하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간삼건축 헬스케어디자인팀이 ‘감성적 공간’을 중시하는 것도 환자, 즉 사람이 사용하는 공간을 잊지 않기 위해서다. 이 본부장은 “병원은 복잡한 기능이 집합된 장소로 기능만 고려하다 보면 자칫 건축의 본질이 사람(환자)을 위한 공간인 점을 간과해 딱딱한 건물이 되기 쉽다”며 “앞서 설계한 다른 병원의 경우 뒷 부지에 공원을 만들었고 이번 중앙대광명병원에서도 창문을 최대한 많이 만들기 위해 노력했던 점도 사람(환자) 중심의 지속 가능한 병원을 만들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이 본부장은 최근 요양병원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그는 “건강검진의 발달로 대부분의 국민이 병이 커지기 전에 조기 발견하는 만큼 병원 수요층에도 건강한 노인들이 많아지고 ‘웰다잉’이 중요해질 것이기 때문”이라며 “급성기에 닥쳐 입원 후 죽음을 기다리는 장소가 아닌 만성질환을 앓더라도 삶을 즐길 수 있는 요양병원을 설계하고자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태상 간삼건축 헬스케어디자인 본부장. 광명=오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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