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의 전기 대비 성장률이 -0.4%로 2020년 2분기 이후 2년 6개월 만에 경제가 뒷걸음질 친 것으로 집계됐다. 시장 전망치(-0.2~-0.3%)보다 좋지 않은 성적에도 연간 성장률은 한국은행에서 예상했던 2.6%를 달성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4분기 실질 GDP(속보치)가 전기 대비 0.4% 감소했다고 26일 밝혔다. 2020년 2분기(-3.0%) 이후 2년 6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2022년 연간 성장률은 2.6%로 2021년(4.1%)보다 큰 폭 후퇴하면서 2020년(-0.7%)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GDP는 정부 소비와 건설, 설비투자 등이 늘었으나 수출과 민간소비가 감소했다. 민간소비는 가전제품, 의류 및 신발 등 재화와 숙박음식 등 서비스 소비가 모두 줄어들면서 전기 대비 0.4% 줄었다. 수출은 반도체와 화학제품이 부진하면서 전기 대비 5.8% 감소했다. 수입도 원유나 1차 금속제품을 중심으로 4.6%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정부소비는 물건비와 건강보험급여비 지출을 중심으로 3.2% 늘었다. 건설투자(0.7%)와 설비투자(2.3%)도 각각 비주거용 건물건설과 기계류를 중심으로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GDP 하락 폭이 예상보다 크게 나타났지만 한은이 지난해 11월 예상한 올해 성장률 전망치 2.6%는 달성했다. 지출항목별로 살펴보면 건설투자와 설비투자 감소에도 민간소비가 성장률을 끌어올렸다.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전년 대비 1.1% 감소했다. 유가 상승 등에 따른 교역조건 악화로 실질 GDP 성장률을 밑돌았다.
한은은 올해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1.7%로 예상했으나 경기 둔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다음 달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계획이다. 정부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6%로 제시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