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주와 같은 프리미엄?…19만원 vs 26만원 오스템임플란트 공개매수가 논란

최규옥 회장 오스템임플란트 외에도
종속회사 등 함께 넘겨 1000억 원 더 쥐어
주당 가격 26만 원선 평가 기존 주주보다 36%↑
"경영 실패 종속회사 지분까지 PEF가 돈으로 사는셈"


경영권 인수를 위해 사모펀드(PEF)의 오스템임플란트(048260)의 공개매수가 전격적으로 진행중인 가운데 매수 가격이 논란이 되고 있다. 사모펀드 연합군이 제시한 매수가는 19만 원으로 최대주주의 지분 매입가와 동일한 금액으로 발표됐다. 그러나 최대주주의 지분은 사실상 26만 원 수준을 평가 받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모펀드측이 외견상으로는 소액 주주들에게도 경영권 프리미엄을 주는 이례적인 사례라고 강조했지만 막상 최대주주에게 더 유리한 구조라는 분석이다.


26일 오스템임플란트의 공개매수설명서에 따르면 사모펀드 연합은 최규옥 오스템임플란트 회장으로부터 잠재발행주식의 9.3%(144만2421주)를 2740억 5999만원에 매수할 예정이다. 주당 가격은 19만 원이다. 해당 가격으로 공개 매수도 진행 중이다. 사모펀드 연합을 이끄는 유니슨캐피탈은 “공개 매수일 이전 1개월 및 3개월 의 평균종가 대비 최대 51%의 프리미엄을 적용한 가격”이라며 “주요 증권사가 제시한 목표주가 중 최고가”라고 설명했다. 유니슨은 또 “이번 공개매수는 최대주주의 지분을 인수할 때 통상적으로 적용되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모든 소액주주들에게 동일하게 제공하는 이례적인 케이스”라고 홍보했다.


그런데 공개매수 신고서를 조금 더 뜯어보면 최대주주는 이번 거래를 통해 오스템임플란트 지분 9.3% 외에도 그가 소유한 오스템임플란트의 종속회사 지분을 넘기는 대가로 918억 원을 추가로 받을 예정이다. 최대주주의 특수관계인들도 46억 원을 챙겼다. 최대주주 입장에서는 오스템임플란트 지분뿐 아니라 종속회사 지분 가치까지 더해 총 3705억 8784만 원을 손에 쥐는 셈이다. 해당 금액을 오스템임플란트 지분 9.3%로 나누면 주당 가격은 25만 6920원이다. 특수 관계인이 받는 돈을 빼더라도 주당 가격은 25만 3670원이 된다.






사모펀드 연합군이 최대주주로부터 오스템임플란트와는 별개로 사들인 종속회사의 지분가치가 그만큼 대가를 치를 만한 곳인지가 논란의 핵심이다. 사모펀드 연합군은 구체적으로 어떤 종속회의 지분을 얼마나 사들였는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 다만 오스템임플란트의 종속회사 총 43곳 중 최규옥 회장의 지분율이 많은 곳은 오스템파마 정도다. 오스템파마는 오스템임플란트가 50.33%를, 최규옥 오스템임플란트 회장(35.64%)과 특수관계자(12.58%)을 보유하고 있다.


오스템파마는 2015년부터 2020년까지 2019년을 제외하고 매출의 90%가량이 오스템임플란트에서 나오는 회사인데다, 2021년에도 2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적자회사다. 지난해 3월 오스템임플란트는 공시를 통해 오스템파마에 대한 장기대여금 297억 원의 43.6%인 130억 원을 손상차손으로 잡기도 했다. 결국 못 받을 돈으로 처리한 것이다. 요컨대 사모펀드 연합군이 적자인데다 독립 경영이 불가능한 계열사의 오너 지분에 대해 수백억원이 넘는 돈을 따로 챙겨준 셈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오스템파마는 오스템임플란트 오너 일가가 절대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기업인데 사실상 경영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지배주주에게 손실을 끼치고 있는 셈”이라며 “주당 19만원의 오스템임플란트의 매수가격이 오너와 소액주주에게 동등하게 적용됐다는 주장은 과장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MBK파트너스 관계자는 이번 주가 계산과 해외법인 등의 매각과 관련해 “일부 주주도 최 회장이 자회사 지분을 가지고 있어 이해상충 문제가 있다고 해 추가 자금을 투입해 지분을 정리하는 것”이라며 “현재 상태에서 오스템임플란트 자회사 소유 구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또 “미국 법인은 오스템임플란트 기준 18만 원에 내재된 EV/EBITDA 멀티플(11.4배)로 평가하여 매수한 것이어서, 주당 19만 원으로 평가한 오스템 공개매수 가격(12배)보다 낮게 평가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나머지 법인들은 순자산가치 기준으로 최소한의 금액으로 평가한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