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만 사케 파는 곳 어디인가요?” “일본에 가면 정대만 사케 쉽게 구할 수 있나요?”
요즘 국내 주요 주류 관련 온라인 카페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정대만 사케를 사고 싶다’는 글이 심심치 않게 올라온다. 일반 주류 매장에서 구하기 힘들어 일본에 여행 가는 지인에게 구입을 부탁했다는 사람이 있을 정도다.
27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1990년대 국내에서 인기를 끈 농구 만화 ‘슬램덩크’가 최근 극장판 ‘더 퍼스트 슬램덩크’로 제작돼 개봉한 가운데 극 중 등장인물 ‘정대만’의 이름을 딴 술이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정대만 사케’로 불리는 이 술은 ‘미이노고토부키(三井の寿) 준마이 긴조’라는 일본 술이다.
슬램덩크 원작자인 이노우에 타케히코(井上雄彦)는 후쿠오카의 ‘미이노고토부키'라는 양조장에서 만든 술을 즐겨 마셨는데, 이후 슬램덩크 캐릭터를 만들 때 양조장명(名)에서 조사인 ‘노(の)’를 빼고 남은 한자의 다른 발음을 적용해 ‘미쓰이 히사시(三井寿)’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전해진다. 이 미쓰이 히사시가 국내에는 ‘정대만’으로 알려진 원작 속 캐릭터다. 미이노고토부키에서 만드는 술 중에서도 병 표면에 ‘14’라는 숫자가 붙은 제품이 정대만 사케다. 14는 알코올 도수를 의미하는데, 만화에서는 정대만의 등 번호이기도 하다. 이 술은 원작자 허가를 받아 병 겉면에 슬램덩크 주인공들이 뛰는 팀 ‘북산’, 일본명 쇼호쿠(湘北) 유니폼을 새겼다.
이 술이 최근 들어 수요가 늘고 있는 것은 국내에서 슬램덩크 열풍이 불고 있기 때문이다. 1990년대 인기 만화였던 슬램덩크가 최근 ‘더 퍼스트 슬램덩크’라는 극장용 애니메이션으로 개봉했는데 3040 관객들로부터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1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영화의 인기 속에 자연스레 슬램덩크 관련 술로 알려진 정대만 사케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커진 것이다.
공급 부족에 주요 주류 매장에서는 품절 대란도 빚어지고 있다.
국내에서 미이노고토부키를 공식 수입하는 지자케 씨와이 코리아는 이달 중순 “최근 개봉한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인기로 정대만 사케 재고가 소진돼 소매 판매를 중단한다”며 “2월 중순 정도에 재판매한다”고 공지하기도 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슬램덩크가 3040세대들의 어릴 적 추억을 소환하면서 관련 굿즈를 구매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며 “정대만 사케도 이름과 관련된 재미있는 히스토리가 부각되며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