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벤처캐피털(VC)인 브릿지인베스트먼트가 해외 스타트업 투자로 활동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 노르웨이에 이어 미국 스타트업에도 투자하는 등 해외 시장 개척 속도를 높여나가고 있는 모습이다.
27일 브릿지인베스트는 미국 기후테크(온실가스 배출 감소와 지구 온난화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 스타트업 '캡처6(Capture6)'에 110만 달러(약 13억 5000만 원)를 투자했다고 밝혔다. 브릿지인베스트먼트는 지난해 11월 미국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캡처6를 방문해 투자 실사를 진행한 후 약 3달 간의 심사를 거쳐 최근 투자금 납입을 완료했다. 투자는 브릿지인베스트가 별도로 조성한 신기술투자조합을 통해 이뤄졌다.
이번 투자는 오픈형 전환사채(CB)라고도 불리는 컨버터블 노트 방식으로 진행됐다. 투자 당시에는 피투자 기업의 기업가치를 확정하지 않고 향후 추가 투자 유치 과정에서 평가된 기업가치로 전환가격을 정하는 방식이다. 재무 상태나 사업 성과 등이 가시화돼 있지 않아 정확한 기업가치 산정이 어려운 초기 창업기업 투자 때 주로 쓰인다.
2021년 12월 문을 연 캡처6는 기후테크의 여러 분야 중에서 이산화탄소 직접대기포집기술(DAC)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하버드대 역사학과를 졸업하고 위스콘신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데안 코헨콜과 세계은행과 에너지 관련 기업에서 전문성을 쌓은 루크 쇼어(Luke Shors)가 공동 창업했다. 또 UN 산하 녹색기후기금에서 한국인 최초 국제 스태프로 근무하고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1기 위원으로 활동했던 박형건 씨가 최근 캡처6의 부사장으로 합류하기도 했다.
DAC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포함된 이산화탄소 감축에 대한 인센티브 제도인 '45Q 세금공제)에 따라 크게 주목받고 있는 기술이다. 45Q 세금공제 제도는 톤당 최대 180달러의 세금을 공제해주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미국 에너지부가 35억 달러(4조 3000억 원)를 들여 미국 내에 3개의 DAC 허브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향후 기술 활용도가 높아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캡처6 관계자는 “규모의 경제를 이뤄 탄소 포집에 들어가는 비용을 낮추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공정에 대한 기술력과 기존 산업시설에 통합시키는 유연성을 통해 비용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으며, 다양한 업계 네트워크를 활용한 강력한 파트너쉽을 바탕으로 확장성을 추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브릿지인베스트먼트는 2021년 설립된 신기술금융회사로, 국내 핀테크 기업인 아데나소프트웨어가 모회사다. 한국산업은행과 한국성장금융 출신의 이준혁 대표가 회사를 이끌고 있으며 그동안 트릿지, 모델솔루션, 로드윈휴먼, 마인드웨어웍스 등에 투자했고, HPSP 투자를 통해 높은 수익률을 내기도 했다. 최근 노르웨이 음악 스타트업 스파크에 투자하며 해외 벤처투자의 첫 테이프를 끊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