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 중인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이 29일 “북한이 러시아에 로켓과 미사일 등 군사적 지원을 하고 있다”며 “우리(한국과 나토)의 안보는 상호 연결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서 박진 장관을 만나 모두발언을 통해 “우크라이나 전쟁은 여러분의 지역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북한의 러시아 지원은) 우리가 어떻게 상호 연결돼 있는지를 강조해 보여준다”면서 “예측 불가능성과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세계에서 자유와 민주주의, 규칙기반 국제 질서를 믿는 국가들의 결속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미국은 러시아 민간 용병회사 와그너 그룹에 북한이 보병용 로켓과 미사일 등 무기와 탄약을 판매했다고 밝혔는데,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이 이 같은 북한의 러시아 지원을 직접 거론, 한국과 나토 간 협력 중요성을 피력한 것으로 읽힌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이번 방한에 대해서는 “우리가 한국과 나토 간 파트너십에 큰 중요성을 부여하고 있음을 강력하게 보여준다”면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6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해 나토 회원국 지도자들을 만난 데 대해 ‘역사적 순간’이었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올해 리투아니아 빌뉴스 정상회의에서도 이 같은 만남이 이뤄지기를 희망한다고 밝힌 뒤 박 장관에게도 올 봄 예정된 나토 외교장관 회의에 참석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에 박 장관은 “오늘날의 전례 없는 국제적 도전을 맞아 자유와 민주주의, 법치 등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 간 연대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나토 회원국들이 한국이 가장 어려웠던 시기에 지원을 아끼지 않았고 나토가 북한의 지속적인 핵·미사일 도발 대응을 위한 한국의 노력을 지지해 온 데 대해서도 사의를 표했다. 박 장관은 또 한국이 2006년 나토의 글로벌 파트너가 된 이후 양측이 국제사회가 당면한 각종 현안에 대응하며 파트너십을 지속 심화해온 점도 평가했다.
박 장관은 또한 지난해 윤 대통령이 한국 정상으로서는 최초로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해 공통 가치에 기반한 양측 파트너십을 강화해 나가자는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고 언급한 뒤 한국 정부가 이에 대한 후속조치로 벨기에 브뤼셀에 주나토한국대표부를 개설해 파트너십 심화를 위한 제도적 기반을 강화한 것을 소개했다. 이어 “신흥 안보 위협 대응을 위한 나토와의 긴밀한 협력을 기대한다”고도 전했다.
이 밖에도 박 장관은 이날 면담에서 한국 정부가 최근 발표한 인도·태평양 전략을 소개하고 인태 지역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나토를 포함해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파트너들과 협력해나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외교부는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의 이번 방한에 대해 “한국과 나토 간 파트너십을 보다 실질적인 방향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이날 낮 입국한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30일까지 방한한다. 나토 사무총장이 한국을 찾은 것은 2017년 이후 6년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