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일 오전 9시 20분께 신한은행 노원역지점. 대기 번호표는 이미 27번을 가리키고 있었다. 30분이 되자 번호표는 30번 대를 넘겼다. 노원역 인근 회사에서 일한다는 30대 직장인 민모 씨는 “출근 시간이 9시 30분까지라서 원래는 은행에 오려면 점심 시간에 바쁘게 와야 했는데 9시에 문을 여니깐 출근 전에 은행 업무를 보고갈 수 있어서 좋다”며 “게다가 점심에 오면 사람이 너무 많아서 업무를 못 보거나 점심을 못 먹는 경우도 있었는데 오늘은 편하게 점심을 먹을 수 있겠다”고 미소지었다.
코로나19로 인해 오전 9시 30분~오후 3시 30분으로 단축됐던 은행 영업시간이 이날부터 오전 9시~오후 4시로 정상화되면서 이날 오전 은행에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주부, 중·장년층 고객부터 직장인, 대학생 등 이용자 연령대도 다양했다. 영업시간 정상화 첫째 날부터 은행을 찾은 이들 시민은 한목소리로 ‘편리함’을 강조했다.
앞서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을 비롯한 주요 은행은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는 30일부터 원상 복구하기로 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4단계로 강화된 2021년 7월 이후 1년 반만의 정상화다. 은행을 따라 영업시간을 단축했던 저축은행들 역시 이날부터 오전 9시부터 문을 열었다.
이날 오전 9시부터 입금 업무를 보기 위해 국민은행 노원종합금융센터 1층을 찾은 이희자(55) 씨는 “9시 30분에 문을 열 때는 일찍 와도 늘 사람이 있어서 대기를 해야 했기 때문에 근처에 살지만 오늘도 혹시 몰라 8시 40분에 집에서 나왔다”며 “하지만 9시부터 문을 여니깐 사람이 분산돼 기다리지 않고 바로 업무를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IBK기업은행 노원역지점을 방문한 60대 강모 씨도 “통상 월요일엔 은행에 사람이 많다 보니 오늘부터 9시로 당겨진단 뉴스를 보고 일찍 나왔다”며 “사람이 많을 땐 기다리다가 오전 시간이 다 갔는데 확실히 빨리 끝났다”고 말했다. 강 씨는 “이체 같은 업무는 스마트폰으로도 할 수 있다지만 나이든 사람들은 일단 은행에 와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실내 마스크 착용은 여전히 유지됐다. 이날 방문한 은행 및 저축은행 4곳에서는 모두 창구 고객과 직원 간 비말 차단을 위한 아크릴판이 그대로 설치돼 있었다. 영업점 직원뿐 아니라 고객들도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한 은행을 찾은 김의숙(57) 씨는 “아크릴판이 없고 서로 마스크를 벗고 있으면 그게 더 불편할 것 같다”며 “간단한 업무를 볼 땐 서로 써주는 것이 좋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금융권은 정부 지침 변경에 따라 자율 착용으로 마스크 지침을 조정하되 일부 은행은 실내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겠다는 방침이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마스크 착용 여부를 직원들의 자율에 맡긴다고 해도 당장 지점 창구에서 마스크를 벗고 일하는 직원들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