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이 30일 오후 경기 오산공군기지에 도착했다. 윤석열 대통령을 예방하고, 이종섭 국방부 장관과 만나 북핵 억제 강화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오스틴 장관은 이날 방한 후 이튿날인 31일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를 방문해 이 장관과 한미국방장관회담을 연다. 이어서 인접한 대통령실 청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예방할 것으로 전해졌다. 그의 이번 일정은 한국·필리핀 순방의 일환이다.
이 장관과 오스틴 장관이 만나는 것은 지난해 11월 3일 한미안보협의회의(SCM) 개최 이후 불과 두 달여 만이다. 양국 국방수장이 이처럼 자주 만나는 것은 고도화되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및 재래식 군사도발로 인해 미국의 안보공약에 대한 대내외적 불신이 확산되는 것을 조기에 차단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해 11월 SCM에서 두 장관이 공동성명을 통해 발표했던 ‘확장억제’ 안보공약의 실행력 제고 방안을 보다 구체화하고 진전시키기 위해 이번 회담을 여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핵·미사일 위협을 역제하기 위한 동맹의 능력과 정보공유, 협의절차, 공동기획 및 실행을 더욱 강화하는 것이다. 또한 올해 SCM 개최 이전까지 한미의 맞춤형 억제전략(TDS) 개정을 완료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효과적으로 억제하고 대응하기 위한 기본틀을 구비하는 것이다.
당시 SCM 공동성명에선 북한의 핵 사용 시나리오를 상정한 확장억제수단운용연습(DSC TTX)를 연례적으로 개최하자는 합의도 담겼다. 이에 따라 한미는 오는 2월 중 DSC TTX를 열고 북한의 선제핵공격시 대응 시나리오 등을 구체적으로 토의, 개발할 전망이다. 한미는 이밖에도 미사일대응 정책협의체(CMIWG)를 신설하고, 미사일 방어 공동연구 협의체(PAWG)를 재가동하는 방안도 추진키로 했다. 따라서 31일에 열리는 한미국방장관회담에선 이 같은 합의 사항들의 후속 진행사항을 평가하고 추후 실행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더불어 북한의 군사도발을 억제하기 위해 미국 전략자산의 한반도 주변 순환배치 빈도 및 강도를 증가시키는 것에 대해서도 추가적인 협의가 이뤄질 지 주목된다.
우리 국방부는 올해 중 한미국방장관회담을 최소한 세 차례 열겠다는 방침이다. 따라서 지난해 11일의 SCM합의 사항과 31일의 한미국방장관회담에서 합의될 내용들이 립서비스에 그치지 않고 반드시 이행되도록 연내에 한미 국방당국간 긴밀한 협력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오스틴 장관의 이번 방한은 대한민국 및 필리핀 순방 일정의 일환이다. 따라서 북한 문제 뿐 아니라 인도·태평양 지역 내 주요 안보현안에 대한 평가 및 협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가능성도 있다. 오스틴 장관은 이번 방한 기간 중 윤석열 대통령도 예방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