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에서 처음으로 임명될 헌법재판관 후보군이 27명으로 압축됐다. 헌법재판관은 윤 대통령 임기 중 전원 교체를 앞두고 있다. 김명수 대법원장 체제에서 진보 색채가 짙어졌다는 평가를 받는 사법부가 헌재를 시작으로 인적 구성에 큰 변화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후보군 대부분이 현직 판사나 판사 출신 변호사인 가운데 검사 출신 변호사도 2명이 포함됐다.
대법원은 31일 홈페이지에 헌법재판관으로 추천 받은 법조인 중 심사에 동의한 27명의 명단을 공개했다. 공개된 후보군 중 현직 법관은 18명, 변호사 7명, 교수 2명 등이다. 대표적으로 강민구 서울고법 부장판사(사법연수원 14기) , 김광태 서울고등법원장(15기), 김용빈 사법연수원장(16기), 김인겸 서울가정법원장(18기), 김형두 법원행정처 차장(19기), 하명호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22기), 박진영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25기)가 후보군에 포함됐다.
변호사 7명 가운데 판사 출신은 최철환 변호사(23기) 등 4명, 검사 출신은 한석훈 변호사(18기)와 이흥락 변호사(23기) 등 2명이다. 나머지 1명은 순수 재야 변호사 출신으로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을 지낸 이헌 변호사(16기)가 포함됐다. 여성은 정계선 서울남부지법 부장판사(27기)를 포함해 5명이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다. 법조계에서는 김 대법원장 체제에서 임명된 특정 연구회 출신이나 과거 편향적인 판결로 문제가 된 인물은 눈에 띄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새로 임명될 헌법재판관은 올해 퇴임 예정인 이선애·이석태 헌법재판관의 후임이다. 이선애 재판관은 3월 임기 만료, 이석태 재판관은 4월 정년으로 각각 퇴임을 앞두고 있다. 대법원은 2월 14일까지 각계 의견을 수렴한 뒤 헌법재판관 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해 최소 6명 이상의 후보자를 추천한다. 김 대법원장은 이 가운데 신임 헌법재판관 2명을 지명한다. 대통령과 국회·대법원장이 각 3명씩 지명하는 9명의 헌법재판관 가운데 김 대법원장이 지명권을 행사하는 2명이다. 최종 임명권자는 대통령이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헌법재판관 인선을 시작으로 사법부 내 보수 색채가 짙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 대법원장과 유남석 헌법재판소장이 각각 올해 9월과 11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어 사법부 양대 수장이 보수 성향의 인물로 교체될 가능성이 높고 오경미 대법관을 제외한 모든 대법관과 헌법재판관 전원이 윤 대통령 임기 중 새로 임명되기 때문이다. 현재 헌법재판관 9명 대부분이 진보 성향으로 분류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