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널] 올 첫 '兆단위 대어' 오아시스, 2월 IPO 투심 가른다

■2월 공모시장 9곳 출사표
몸값 1조 오아시스 첫주자로
공모규모도 1597억~2068억
지아이이노베이션·제이오 등
4000억대 중형급도 잇단 등판

오아시스의 물류 자동화 시스템. 사진 제공=오아시스


올해 첫 ‘조 단위’ 대어인 오아시스를 필두로 총 9개 사가 2월 기업공개(IPO) 시장에 등판한다. 시가총액 1000억 원 안팎의 소형주가 주류였던 1월과 달리 기대 몸값 4000억 원 안팎의 ‘중형급’ 공모 기업도 증시에 출사표를 던져 2월은 IPO 시장 투자심리 회복세가 본격화할지 가늠할 분기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3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상장을 위해 기관 수요예측과 일반 청약을 2월 들어 함께 진행할 기업은 오아시스·지아이이노베이션·제이오 등 아홉 곳이다. 특히 공모주 투자자들의 이목은 신선식품 배송 업체인 오아시스에 쏠린다. 국내 증시 상장에 처음 도전하는 e커머스 기업인 데다 1조 원의 몸값을 기대하는 올해 첫 IPO 대어이기 때문이다.


오아시스의 목표 시가총액은 9679억~1조 2535억 원으로 공모 규모도 1597억~2068억 원에 달한다. 오아시스는 대표 주관사인 NH투자증권(005940)과 한국투자증권을 통해 2월 7~8일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 2월 14~15일 일반 청약을 실시한다.


바이오 벤처 업계에서도 간만에 ‘중형급’ 기업이 IPO에 도전한다. 면역 치료제 개발 기업 지아이이노베이션이 주인공이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은 3521억~4621억 원 사이의 목표 시가총액을 제시하고 2월 말 청약을 완료할 방침이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은 SK(034730)·유한양행(000100)·아주IB투자(027360) 등에서 약 2600억 원의 투자를 끌어내 주목을 받았다. 당초 목표 시가총액이 5000억 원 이상이면 가능한 ‘유니콘 특례’를 추진했으나 바이오 업종의 투자 심리가 악화돼 기술특례로 상장 방식을 바꾸고 몸값 눈높이를 낮춘 바 있다.





2차전지 탄소 나노 튜브 개발 업체 제이오도 3136억~4077억 원의 기업가치를 내세워 공모에 나선다. 제이오는 지난해 11월 4999억~5999억 원의 목표 시가총액을 바탕으로 IPO에 도전했지만 수요예측 부진으로 공모를 중단했다. 국내 첫 상장 액셀러레이터 타이틀을 노리는 블루포인트파트너스도 2월 중 공모를 진행한다.


IB 업계는 2월 IPO 시장에서 중대형 공모주의 투자심리도 회복세를 보이면 침체된 시장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질 수 있다고 기대했다. 1월 상장한 오브젠(417860)과 미래반도체(254490)가 시초가를 공모가의 두 배에 형성하고 이후 상한가로 직행하는 ‘따상’에 성공했지만 중소형주라는 한계가 있었다는 분석이다. 실제 1월에 수요예측을 진행한 상장 후보 기업 7곳 중 4곳이 희망가 상단 이상에 공모가를 확정했으나 티이엠씨(425040)와 삼기(122350)이브이를 제외하면 목표 시총이 1000억 원 내외에 그쳤다.


한 증권사의 IPO 담당 임원은 “올해 들어 지금까지 공모를 진행한 회사들은 대부분 소형주라 ‘대형주’인 오아시스의 흥행까지 확인해야 IPO 시장 분위기가 반전됐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장성을 기반으로 몸값을 평가해온 회사들이 ‘고금리’ 여파로 IPO가 부진한 현상이 개선될지도 관건이다. 오아시스는 매출 성장을 강조하려 ‘매출액 대비 기업가치 비율(EV/SALES)’을 바탕으로 적정 몸값을 산정했다. 제이오는 2024년 추정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을 토대로, 지아이이노베이션은 2024~2025년 추정 순이익을 바탕으로 각각 기업가치를 매겼다. IB 업계의 관계자는 “공모주 시장에서는 실적 성장을 바탕으로 밸류에이션을 매긴 회사에 대해 아직은 큰 신뢰를 보내지 않는 듯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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