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인트 업체들이 1년 만에 크게 개선된 경영 성적표를 보여주고 있다. 원자재 가격이 폭등하면서 기업 이익이 급격하게 고꾸라졌던 것과 비교해 최근 두드러진 실적 개선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31일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삼화페인트의 2022년 연결 영업이익은 199억 원으로 집계됐다. 연간 영업이익이 8억 원에 그쳤던 2021년과 비교하면 크게 좋아진 것이다. 증감비율로 보면 2311%에 달하는 수치다. 매출액도 6460억 원으로 직전연도(6316억 원)보다 2.3% 늘었다.
노루페인트의 경우 아직 연간 실적이 공개되진 않은 상태지만 낙관적인 관측이 있다. 올 3분기까지 실적이 전년도보다 양호한 흐름을 나타냈기 때문이다. 노루페인트의 올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은 257억 원으로 전년 동기(223억 원)보다 15.2% 늘어난 것으로 나타난다. 매출액도 5673억 원으로 이 기간 동안 약 4.41% 증가했다.
업계의 변화된 모습은 기본적으로 기저 효과가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페인트 업체들은 2021년 국제 원자재 가격이 급격하게 오르면서 ‘최악의 한해’를 보내야만 했다. 삼화페인트는 전년도 영업이익 성적이 연간 대비 94% 급감했고 강남제비스코는 -125억 원의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각 업체들은 판매가 인상 대응에 나섰고 점차 국제 유가가 안정세까지 보이자 이익 개선이 두드러졌다는 설명이 나온다. 실제 주요 업체들은 지난해 3분기까지 건축용 및 공업용 페인트의 평균가격을 약 20% 선에서 인상을 단행했다. 이에 반해 국제 유가의 경우 WTI(서부텍사스유)가 연초 120달러 수준에서 100달러 수준으로 빠졌고,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 또한 변동성이 잦아들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개별 회사들이 공들였던 수익성 개선 및 비용 절감 노력 등 적잖은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올해는 비관론이 제기된다. 글로벌 경기 위축 우려가 전 산업군에서 팽배하기 때문이다. 페인트 업체들의 경우 건설, 철강, 자동차 등 전방 산업의 분위기가 특히 중요하다. 중국의 ‘리오프닝’도 살펴봐야 할 요인으로 꼽힌다. 중국의 경제 활동 재개는 산업 수요에는 긍정적일 수 있지만 국제 원자재 시장이 다시 불안해진다는 측면에서 업계가 예의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