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036570)(NC)가 최근 팬 플랫폼 ‘유니버스’ 사업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권고사직 카드를 꺼내 들었다. 엔데믹 이후 플랫폼 산업이 주춤해진 가운데 게임사 ‘맏형’ 격인 NC마저 직원들에게 해고 선택지를 제시하면서 업계의 구조 조정 먹구름이 한층 두터워지는 분위기다.
2일 업계에 따르면 NC는 최근 유니버스사업실 인력 70여 명을 대상으로 인사 설명회를 진행했다. 사측은 당초 일정 기간 사내 부서별 정원과 관계없이 부서 이동을 가능하게 해 사내 고용 유지를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사내 이동 시 부서별 정원이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NC가 이들의 고용 유지를 지원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하지만 사측은 이후 진행된 직원들과의 개별 면담에서 권고사직(희망퇴직) 옵션을 제시했다. 권고사직을 지원하기 위해 내건 조건도 사실상 회사가 부서 이동보다 ‘사직’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관측을 낳는다. 며칠이라도 빨리 퇴직을 결정하면 위로금을 더 많이 보장하는 것과 함께 8월 퇴직을 조건으로 외부 이직을 결정하면 그동안 재택근무로 회사 명함을 유지할 수 있게 해주겠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업계 관계자는 “엔데믹에 고금리 기조까지 덮치면서 게임사들의 형편이 예전 같지 않다”며 “중소 게임 업체들은 이전부터 위기를 겪어왔는데 최근 NC까지 권고사직을 제시해 향후 다른 중대형 기업들로까지 영향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NC 측은 “부서 이동 프로그램을 운영 중인 것은 맞지만 권고 사직을 진행한 적은 없다”며 “직원이 먼저 이직이나 퇴직을 문의한 경우에 한해 위로금을 지급할 수 있다고 안내한 바는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