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2연속 ‘빅스텝’…美처럼 긴축 ‘속도 조절’ 시사

금리, '금융위기 이후 최고' 4%로 올렸지만
"다음 번 회의에서 '베이비스텝' 카드도 검토"

앤드류 베일리 영란은행 총재. AFP연합뉴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이 2일(현지 시간)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해 금리가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이후 가장 높아졌다. 영란은행은 물가 상승률이 10%를 넘는 만큼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면서도 다음 인상 폭은 0.25%포인트로 줄이는 ‘속도 조절’에 나설 가능성을 시사했다.


영란은행은 이날 통화정책위원회 회의를 열고 지난해 12월에 이어 2차례 연속 ‘빅스텝(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했다. 2021년 12월에 이어 금리를 10회 연속 올린 것이기도 하다. 영란은행은 또 고물가가 여전히 심각한 만큼 이번 회의에서 추가 긴축 필요성이 논의됐다고 덧붙였다. 영국의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 대비 10.5% 상승해 직전인 같은 해 11월(10.7%)보다는 다소 낮아졌으나 목표치인 2%보다 여전히 한참 높다.


다만 영란은행의 금리 결정문에는 다음 번 회의에서 금리 인상 폭을 0.25%포인트로 좁힐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전날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베이비스텝(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단행하며 긴축 ‘감속’에 나선 것처럼 영국도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는 의미다.


영란은행은 그러면서 이 같은 긴축이 영국 경제에 입히는 타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영란은행의 전망이다. 앤드류 베일리 영란은행 총재는 “영국은 현재 경기 침체에 빠진 상태지만 침체 기간은 짧고 정도도 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은 영국이 올해 -0.6%로 ‘역성장’해 주요 7개국(G7) 가운데 유일하게 경제가 뒷걸음질칠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또 영국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경기 침체를 맞는 첫 번째 국가가 될 것이라며 오는 2024년까지 가장 암울한 2년을 맞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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