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만에 거리 나선 민주당…"집회 지속" VS "역풍 우려"

숭례문 인근서 尹정권 규탄대회
지도부, 추가 집회 여부 고심 속
당내선 "방탄 프레임 빌미 제공
총선에 악영향 줄 것" 목소리도

이재명(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4일 서울 숭례문 인근의 세종대로에서 열린 ‘윤석열 정권 민생 파탄·검사 독재 규탄 대회’에서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첫 장외투쟁에 나서며 대정부 공세 수위를 높였다. 지도부에서는 ‘단일 대오’로 장외 집회를 이어가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지만 당내에서는 여전히 반발이 새어나오고 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장외투쟁으로 인한 역풍을 우려하는 시각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추가 장외 집회 여부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민주당은 4일 서울 숭례문 인근에서 ‘윤석열 정권 민생 파탄·검사 독재 규탄 대회’를 열었다. 민주당의 대규모 장외 집회 개최는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퇴진 촉구 운동 이후 6년 만이다. 이재명 대표는 연설에서 “이재명을 짓밟아도 민생을 짓밟지는 마라”며 20분가량 윤석열 정부의 ‘검찰 독재’와 안보·민생·경제·민주주의 위기를 비판했다. 지도부도 “이 대표를 중심으로 똘똘 뭉치자”며 힘을 실었다. 참석 인원은 경찰 측 추산 2만 명, 주최 측 추산 30만 명으로 집계됐다.


지도부는 추가 장외투쟁 계획을 세우지는 않았지만 당내 의견과 여론 추이에 따라 다시 거리로 나설 가능성도 고려하고 있다. 특히 이 대표가 전국을 돌며 진행하고 있는 ‘경청 투어 국민 보고회’를 겸해 경기 지역에서 장외 집회를 열지 고심 중이다. 집회에 참석한 당의 핵심 관계자는 “국민들의 분노가 폭발 직전으로 임계점에 달한 것을 볼 수 있었다”며 “지금 윤석열 정권이 하는 것을 보면 장외 집회를 또 열지 않겠느냐. 날씨가 따뜻해지면 시민들이 더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지도부 강경층에서는 주말 장외 집회를 상시화하자는 제안도 나왔다.


다만 이 같은 장외투쟁이 향후 다시 열릴지는 미지수다. 장외투쟁이 ‘방탄’ 프레임만 강화해 여권에 역공의 빌미를 주거나 총선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수도권의 한 비명계 의원은 “국민 대다수의 관심인 이자·난방비 문제에 대해서는 원내에서 더 토론해야 하는 것 아니냐. 계속 장외투쟁으로 가서는 안 될 것”이라며 “사안별로 판단하는 절제력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친명계 좌장으로 불리는 정성호 의원조차 최근 YTN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장외투쟁은 소수당이 국회 내에서 문제 해결 방법이 전혀 없을 때 하는 것 아니냐”며 “이걸 계속한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한 바 있다. 앞선 의원총회에서도 비명계를 중심으로 장외투쟁에 대한 불만이 터져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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