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보호 실종자 5명 발견…선체 인양작업 서둘러

물퍼내던 기관장 등 숨진채로
남은 실종자 4명 수색에 총력

바지선이 전남 신안군 임자면 대비치도 서쪽 해상에서 6일 오후 청보호 선체 인양을 위한 준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신안=연합뉴스

전남 신안군 해상에서 4일 전복된 통발어선 ‘청보호’에 탑승했던 실종자 수색이 계속되는 가운데 실종자 5명이 6일 수중 수색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해경 등 구조 당국은 남은 실종자 4명에 대한 수색에 총력을 기울이는 한편 선박 인양도 서둘러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6일 목포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3시 22분께 기관장 김 모(65) 씨가 선내 기관실 인근 침실에서 숨진 채 발견돼 수습됐다. 민간 잠수사가 청보호 선실 진입에 성공해 사망한 실종자를 찾아냈다. 기관장 김 씨는 4일 밤 어선이 전복되기 직전 외국인 선원과 함께 기관실에서 물을 퍼내는 작업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의 시신은 이날 오전 육지로 이송돼 목포의 한 병원에 안치됐다.


이후 서해해경청 소속 잠수대원이 오전 11시 54분과 오후 12시 3분 선원 침실에서 심정지 상태의 실종자 2명을 순차적으로 발견했다. 이들은 선원 이 모(58) 씨와 주 모(56) 씨로 확인됐다. 이어 이날 오후 4시 17분께 선원 여 모(54)씨가 의식과 호흡이 없는 채로 발견됐다. 오후 5시 46분에도 실종자 1명이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청보호는 4일 오후 11시 19분께 전남 신안군 임자도 대비치도 서쪽 16.6㎞ 해상에서 전복됐다. 승선원 12명 중 3명은 전복 직후 지나가던 상선에 의해 구조됐으나 9명이 실종됐다. 5명의 실종자가 잇따라 발견되면서 남은 실종자는 4명으로 줄었다.


해경은 전날 언론 브리핑에서 청보호 생존자들이 “실종자 다수가 사고 당시 갑판에 있었다고 증언했다”며 선원 일부가 해상으로 휩쓸렸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해경은 사고 해역 주변에 민간 어선 신진호 등 30척, 해경 함정 28척, 해군 함정 5척, 관공선 8척 등 총 71척의 선박과 해경 항공기 7대, 군 항공기 5대 등 12대를 투입해 해상 수색을 이어가고 있다.


해경 등은 실종자 수색에 집중하는 한편 청보호를 인양한 후 CCTV 복원과 선체 정밀 감식을 통해 원인 규명에 나설 방침이다. 해경은 “사고 당일 배가 좌측으로 기울었고 평소에도 기관실에 물이 종종 샜다”는 생존 선원들의 증언을 토대로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구조 당국은 전날 사고 해역에 도착한 200톤급 크레인선과 청보호를 고정하는 작업에 성공하는 등 선체 인양을 위한 준비 작업을 모두 마쳤다. 이어 물살이 비교적 잔잔해지는 오후 3시께부터 뒤집어진 배 아랫부분에 유실 방지망을 설치했다. 선체 내부에 남아 있을 수 있는 실종자가 인양 과정에서 유실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구조 당국은 선체 내부의 시야가 어둡고 어구·어망 등이 가득 차 있는 데다 이중 격벽의 배 구조 탓에 내부 진입에도 한계가 있어 선체를 수면 위로 끌어올리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실종자 가족들도 이날 가족대기소가 마련된 전남 목포시에서 약식 브리핑을 열고 “선체를 인양하는 해경의 수색 계획에 전원 동의했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