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켓배송’ 쿠팡 흑자 비결…로봇 1000대에 있었다

첨단 기술 집약된 대구 FC 가보니
축구장 46개 크기 국내 최대 규모
무인 로봇이 주문 상품 찾아 전달
소팅봇이 몇 초 만에 배송지 분류
충청·영남·호남권 배송 핵심 거점

지난 3일 대구 달성군에 위치한 대구 풀필먼트 센터에서 소팅봇이 상품을 주문 배송지별로 분류해 옮긴 후 작업자가 추가 작업을 하고 있다./백주원기자

작업자를 대신해 인공지능(AI)을 탑재한 로봇이 수백 개의 선반에 쌓인 상품을 직접 찾아 가져다주고, 포장을 마친 상품을 작업자가 로봇에 올려놓기만 하면 순식간에 상품을 배송지별로 분류해낸다. 사람과 AI가 ‘팀플레이’하는 이곳은 지난해 3월 대구 달성군에 문을 연 대구 풀필먼트 센터(FC)다.



지난해 3월 대구 달성군에 문을 연 쿠팡 대구 풀필먼트센터 전경/사진 제공=쿠팡

지난 2일과 3일 양일 간 쿠팡은 대구 FC의 최첨단 물류 현장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쿠팡은 창립 후 지금까지 로켓배송을 위한 물류망 구축에 약 6조2000억 원을 투입했고, 그중 이곳 대구 FC에 3200억 원을 쏟아부었다. 축구장 46개 크기와 맞먹는 대구 FC는 국내를 넘어 아시아권 최대 규모에 속하는 물류센터로, 쿠팡이 그동안 쌓은 물류 노하우와 AI 기반 자동화 혁신 기술이 집약돼 있다. 쿠팡의 핵심 경쟁력인 로켓배송의 성공 비결을 담은 ‘최첨단 미래형 물류 센터’라는 평가가 어울릴 법한 곳이었다. 쿠팡 관계자는 “대구 FC는 대구와 남부권을 아우르는 첨단 물류의 핵심”이라며 “전국 물류센터에 ‘혁신 DNA’를 전파하는 테스트베드이자 전진기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3일 대구 달성군에 위치한 대구 풀필먼트 센터에서 무인운반로봇(AGV)들이 상품이 진열된 선반을 서로 피해가며 옮기고 있다./백주원기자

쿠팡의 로켓배송은 대구 FC 7층과 9층에서 시작한다. 이곳에서는 사람이 일일이 주문 상품을 찾아 이동하는 대신 1000여 대의 ‘무인운반로봇(AGV)’이 바쁘게 물건을 날랐다. 주문에 따라 ‘집품(Picking)’ 해야 할 상품이 접수되면 AGV가 해당 상품이 진열된 선반(최대 1000㎏)을 들고, 바닥에 부착된 QR코드를 따라 이동해 담당 작업자에게 상품을 전달한다. 사람의 이동을 없앤 AGV의 활약 덕에 쿠팡은 전체 업무 단계를 65% 줄이고, 평균 2분 안에 상품을 작업자에게 전달할 수 있게 됐다.



대구 달성군에 위치한 대구 풀필먼트 센터에서 소팅봇이 상품을 주문 배송지별로 분류해 옮기고 있다./사진 제공=쿠팡

집품을 완료한 상품들은 1층으로 이동해 자동 포장 기기인 ‘오토배거(Auto Bagger)’를 활용해 빠르고 간편하게 포장된다. 이후 상품들은 대구 FC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소팅봇(Sorting bot)’을 거친다. 높이 1m 남짓의 소팅봇은 운송장 번호를 스캔해 단 몇 초 만에 주문 상품을 배송 지역별로 옮겨주는 최첨단 물류 로봇이다. 이때 작업자가 하는 일은 포장을 마친 상품을 소팅봇 위에 올려놓는 것뿐이다. 상품의 배송지 정보를 확인한 소팅봇은 제주, 울산 등 지역별로 분류된 구역에 상품을 이동시킨다.



대구 달성군에 위치한 대구 풀필먼트 센터에서 무인지게차가 상품을 옮기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사진 제공=쿠팡

대구FC는 다른 물류 센터를 위한 허브 역할도 하고 있다. 일명 ‘보충 센터’라 불리는 5층에는 쿠팡 고객들에게 보내는 상품들이 아닌 각 지역의 다른 물류 센터로 보내는 상품들로 가득했다. 제조사의 납품 상품들을 대구 FC에 먼저 입고해 보관하고 있다가 다른 물류센터에서 재고 상품이 부족하게 되면 이곳 상품들을 대량으로 보내는 것이다. 특히 이곳에서는 수십 개의 ‘무인지게차’들이 사람을 대신해 팔레트 단위의 대량 상품들을 안전하게 옮기고 있었다. 업체에서 대량의 상품이 입고되면 무인지게차는 레이저 스캐너로 물품의 적재 위치를 파악한 후 상품을 안전하게 이동시킨다. 또 무인지게차가 운영되는 존은 사람의 이동이 전면 차단돼 사고 발생 위험까지 원천 봉쇄했다.


이밖에 대구 FC에는 작업자들의 휴식을 위해 건강관리실을 비롯한 다양한 휴게시설도 마련돼 있었다. 특히 신속한 화재 대응을 위해 바닥에 비상 출구가 안내되어 있었고, 소화전 위치는 빨간 기둥으로 눈에 띄게 표시해놨다.


앞으로 쿠팡은 대구 FC를 영남권을 비롯해 충청·호남권을 잇는 전국 로켓배송의 핵심 거점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특히 물류 업무는 물론 부가가치가 높은 자동화 기술 관리자 채용 등으로 2500여 명을 직접 고용하고, 협력 업체 등 1만 여명의 간접 고용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종철 쿠팡풀필먼트센터 대표는 “대구 FC는 쿠팡의 최첨단 물류 투자를 상징하는 곳”이라며 “AI를 이용한 상품 관리, 자동화 로봇 기술이 접목된 최첨단 물류 인프라를 기반으로 꾸준한 고용 창출을 비롯해 지역 소상공인과 지역 사회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