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대출받아서 서울에 아파트를 사는 게 좋을까.”
대화형 인공지능(AI) 서비스 ‘챗GPT’에 이같이 질문하자 전문가와 상의하고 결정하라는 답이 돌아왔다. 단 “과하고 가격이 높아져 있기 때문에 대출해서 아파트를 살 경우 불안정한 경우도 생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챗GPT가 돌풍을 일으키면서 국내 금융사들도 ‘챗GPT 공부’에 돌입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은행보다 트랜드에 민감한 카드사를 중심으로 챗GPT를 직접 사용해보고 내부적으로 스터디에 들어간 모습이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은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챗GPT 놀이에 열중(하고 있다)”며 “AI 시대가 왔음을 느끼고 왜 언어 AI가 핫한지 알겠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금융권에서는 챗GPT의 활용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한계도 있다고 입을 모았다. 기존 AI챗봇이 키워드 중심으로 표준화된 대답을 하는 데 반해 챗GPT는 사용자와 실제 대화를 하듯이 답하는 방식이라 고객을 대하는 업무에서 더 효율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 수준에서 챗GPT가 한국 금융시장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 틀린 답변을 제공하고 금융시장의 전망, 판단 등의 답변은 하지 않아 제한적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실제로 서울의 집값 전망에 대한 질문에 챗GPT는 “부동산 시장은 다양한 요인에 영향을 받아 매우 복잡하고 불안정하다”며 “앞으로의 시장 동향은 미래에 대한 예측이므로 확실한 답을 제공할 수 없다”고 답했다. 한국 주요 은행의 신규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묻자 챗GPT는 “특정 은행의 금리 정보를 조회해야 한다”면서 “현재 한국에서 주담대 금리는 평균적으로 2~3% 된다”는 오답을 내놓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하락 시점에 대해서는 “기준금리의 하락이나 상승에 대한 정확한 예측은 불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여유돈을 정기예금에 넣을지 주식에 투자하는 게 좋을지에대해서도 “투자자가 가지고 있는 투자경험, 리스크 수용능력, 투자목적 등을 고려해 최적의 투자 옵션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는 원론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챗GPT를 써보니 아직 한국 시장 데이터가 부족한 측면이 있긴 하나 매끄럽게 대화가 가능했다”며 “신기술이라 회사 내부에서도 금융 서비스에 어떻게 활용할 수 있으니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살펴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