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식품에 이어 '미래 먹거리'인 대체육 간편식 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대체 식품은 소비자들의 가격 민감도가 높아 한동안 가격 인상 대상 리스트에서 제외됐으나, 최근 주 재료인 대두(콩)값이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원가 압박이 거세졌기 때문이다. 고물가 속 가격 인상 후폭풍까지 겹칠 경우 이제 생겨나기 시작한 대체육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다음달 중 비건 레스토랑인 '포리스트키친'의 가격을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재 런치 코스 가격은 5만 5000원, 디너 코스는 7만 7000원이다. 농심은 대체육을 미래 먹거리로 낙점하고 지난해 5월 송파구 롯데월드몰에 자체 비건 레스토랑을 열었다. 이 곳에서는 농심이 직접 개발한 대체육을 활용한 코스 요리를 내놓는다. 이번 인상은 대체육 생산비가 상승한 데다 인건비 등 레스토랑 운영에 필요한 비용이 커진 데 따른 결정으로 전해졌다.
CJ제일제당은 일부 판매채널에서 식물성 간편식 브랜드인 '플랜테이블'의 할인 행사를 종료했다. 이에 따라 '플랜테이블 김치왕교자(420g)' 가격은 할인가 4990원에서 정가인 5480원으로 조정됐다. 롯데제과는 대체육 간편식 브랜드인 '제로미트'의 베지함박 오리지널(375g) 가격을 지난달 7480원에서 7980원으로 7% 인상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대체 식품 사업은 수익을 내기보다 투자를 하는 초기 단계인데, 원가 압박에 예상보다 적자 폭이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대체육의 주 원료인 대두의 국제 시세는 지난해 6월 부셸(약 27㎏)당 평균 16.72달러로 정점을 찍은 뒤 같은 해 8월 14.20달러까지 내렸다가 이달 15.26달러로 다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막혔던 각종 수출길이 열리며 국제 곡물가가 다소 안정됐으나 비료와 인건비 등 생산에 들어가는 비용이 늘어난 탓이라는 설명이다.
고물가에 가격 인상 압박까지 더해지자 대체육 산업 성장에 대한 기대감도 일단 한 풀 꺾이는 분위기다. 미국 비욘드미트는 지난해 10월 인플레이션으로 대체육에 대한 소비자들의 수요가 감소하고 있다며 인건비 절감을 위해 전체 인력의 19%에 해당하는 200명을 정리해고 하겠다고 밝혔다. 연간 매출 전망치는 4억 7000만~5억 2000만 달러에서 4억~4억 2500만 달러로 조정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또 다른 미국 대체육 기업인 임파서블푸드가 전체 직원의 약 20%를 해고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