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6일(현지 시간) 규모 7.8의 강진이 튀르키예와 시리아를 강타한 데 이어 7일에도 5.3의 여진이 발생하면서 사망자 수가 5000명을 넘어섰다. 이번 지진으로 사망자가 2만 명 이상을 기록하고 튀르키예의 피해 규모가 국내총생산(GDP)의 2%에 달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7일 주요 외신 등에 따르면 유럽지중해지진센터(EMSC)는 이날 오전 6시 13분께 아디야만에서 서쪽으로 43㎞ 떨어진 튀르키예 중부에서 규모 5.3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튀르키예와 시리아 등지에서는 6일부터 이틀간 최소 109차례의 여진이 이어졌다.
사망자도 계속 늘고 있다. 튀르키예 정부는 이날 지진 피해를 당한 10개 주에서 3419명이 숨지고 2만 534명이 다친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시리아 보건부도 정부가 통제 중인 지역의 사망자를 812명, 부상자를 1449명으로 집계했다. 시리아 반군 측 민간 구조대 ‘하얀 헬멧’은 반군 통제 지역에서 최소 790명이 사망하고 2200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튀르키예와 시리아의 전체 사망자 수는 5000명을 넘어서고 부상자도 2만 4000명에 달했다. BBC는 “튀르키예 남부에서는 지난 200여 년간 강진이 발생한 적이 없어 건물 등의 준비 태세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시리아도 정부군과 반군의 전투로 사회기반시설이 낙후되고 부실하게 지어진 건물이 많은 지역에서 지진이 일어나 치명적인 피해를 당했다.
사망자 수가 빠르게 늘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사망자 수가 1000∼1만 명일 확률을 47%로 가장 높게 봤다. 캐서린 스몰우드 세계보건기구(WHO) 유럽지부 선임비상계획관은 “사망자가 초기 통계보다 8배까지 많아지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며 2만 명을 넘어설 수 있다고 예상했다.
현장에서는 강추위가 계속돼 구조 작업에 차질을 빚고 있다. 튀르키예는 7일까지 영하의 기온이 유지될 것으로 전망됐고 피해가 큰 가지안테프의 기온은 최저 영하 6도까지 떨어질 것으로 관측됐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유엔은 (지진) 대응을 돕는 데 전념하고 있다”며 “국제사회가 피해를 당한 수천 가구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미국 정부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인 튀르키예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으며 나는 미국의 즉각적인 대응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백악관 측은 각각 79명으로 구성된 2개의 수색·구조팀을 급파했다고 전했다. 중국도 7일 1차로 4000만 위안(약 74억 원) 상당의 긴급 원조를 보내고 구조지원팀을 파견했다. 유럽연합(EU) 내 10개 이상의 나라에서 구조팀을 파견했고 영국·캐나다·이스라엘·러시아·인도·일본 등도 지원을 시작했다.
한편 이번 지진으로 튀르키예에서 한국인이 운영해오던 안디옥 개신교회도 붕괴됐다. 남부 하타이주 안타키아에 위치한 이 건물은 올해로 준공 100주년을 맞았으며 다문화와 포용을 상징해 튀르키예 지정 문화재로 지정된 바 있다. 이에 교회 측은 "현지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복구에 힘을 합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 외교부에 따르면 튀르키예 동남부 지역에 거주하는 한인들의 인명 피해는 없었으며 한때 연락이 두절됐던 한국인 여행객 2명도 모두 안전하게 대피한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