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8일 조선인민군 창설(건군절) 75주년에 맞춰 야간열병식을 개최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건군절을 하루 앞둔 7일 딸 김주애와 군 장성 숙소도 찾았다. 김 위원장은 기념 연회에 참석해 핵무력을 “위대하고 절대적인 힘”이라고 지칭했다. 핵무력 수호에 대한 의지와 합당성을 재차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 등 북한 주요 매체는 이날 김 위원장이 전날 건군절 75주년을 기념해 부인 리설주, 딸 김주애와 함께 인민군 장성 숙소를 방문했다고 보도했다.
건군절 기념 연회에도 참석해 연설에 나선 김 위원장은 “이 땅의 영원한 평화를 위해, 진정한 융성과 발전을 위해, 후손 만대를 위해 우리는 참으로 많은 고통과 아픔을 감내하며 마침내 위대하고 절대적인 힘을 키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이 언급한 ‘위대하고 절대적인 힘’은 핵무력을 의미한다. 김주애가 상징하는 미래 후손을 위해 핵무력을 강화해왔다는 얘기다. 김 위원장은 최근 국방력이 미래 세대의 안전을 담보한다는 메시지를 거듭 발신하고 있다. 다만 김 위원장은 한국·미국에 대한 위협이나 경고는 별도로 내놓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연설에서 국가에 대한 충성을 강조하며 내부 기강도 단속했다. 김 위원장은 “지금 우리 혁명 무력의 주력을 이루고 있는 새 세대 지휘관들과 병사들은 준엄한 혁명 전쟁이나 혁명의 간고한 시련기는 겪어보지 못했다”면서도 “혁명이 피를 요구하면 피를 바치고, 땀을 요구하면 땀을 바치고, 목숨을 내대야(내놓아야) 한다면 둘도 없는 생을 한 점 아쉬움 없이 바치는 우리 인민 군대 특유의 절대적 충실성, 전 세대들의 특질을 그대로 유전받았다는 것을 나는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또 이날 김주애를 공식 석상에 재차 데리고 나왔다. 김주애는 연회에서 김 위원장과 리설주 사이에 위치했다. 이들 뒤에는 박수일 인민군 총참모장, 강순남 국방상, 정경택 인민군 총정치국장, 황병서 전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등 고령의 군 장성이 줄줄이 섰다. 특히 북한 매체는 김주애를 ‘존경하는 자제분’이라고 지칭하며 위상을 한층 높였다.
정부 안팎에서는 김주애 후계자설이 다시 부상하고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북한이 ‘존경하는’이라는 표현을 사용함으로써 김주애에 대한 개인 숭배를 의도적으로 조장하고 있다”며 “김주애가 김정은의 후계자로 내정된 것을 더 이상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다만 국내 정보기관은 앞서 국회에 “김주애가 후계자가 된다는 판단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취지로 보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