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탄핵안 가결…헌정사 첫 장관 소추 , 대통령실 "의회주의 포기, 부끄러운 역사"

찬성 179표·반대 109표
이상민 "안전 공백 최소화"

더불어민주당 등 야 3당이 공동 발의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국무위원의 탄핵소추가 이뤄진 것은 헌정사에서 처음이다. 본회의에서 탄핵소추안이 통과되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본회의장을 나가고 있다. 권욱 기자


10·29 참사의 책임을 물어 더불어민주당 등 야 3당이 공동 발의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8일 국회를 통과했다. 국무위원의 탄핵소추가 이뤄진 것은 75년 헌정사에서 처음이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에서 이 장관 탄핵소추안에 대한 무기명 표결에서 투표 수 293표 중 찬성 179표, 반대 109표, 무효 5표로 가결해 헌법재판소로 넘겼다. 이 장관의 직무는 정지됐다.




소추안이 통과되자 대통령실은 “의회주의의 포기”라며 “의정사에 부끄러운 역사로 기록될 것”이라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이 장관도 ‘초유의 사태로 인한 국민 안전 공백 상태가 최소화되기를 기대한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냈다. 술렁이는 행안부 공무원들에게 한덕수 국무총리는 “일체의 동요 없이 업무 수행에 차질이 없도록 해달라”고 주문했다.


국민의힘은 탄핵소추안을 막기 위해 법제사법위원회 조사 요구 등으로 저항했지만 169석을 가진 민주당과 정의당·기본소득당까지 가세한 탄핵 추진을 막기에 역부족이었다. 소추안 통과 이후 규탄대회를 연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방탄 정치, 국민들이 심판한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민주당을 비판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탄핵이 (헌재에서) 기각되면 민주당은 전적으로 책임져야 한다”며 “헌재와 국민이 제대로 심판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은 “이 장관이 물러났으면 될 일이었다”고 반박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현 정권이야말로 헌정사에 가장 부끄러운 정권이 될 것”이라며 “국민의 생명을 앗아가놓고 한 번이라도 공식 사과를 했냐”고 비판했다.


한편 헌재에서는 국회의 탄핵소추의결서 접수 이후 심리가 개시된다. 헌법재판소법에 따라 국민의힘 소속 김도읍 법사위원장이 형사재판의 검사 역할을 하는 소추위원이 되고 헌재는 180일 이내에 결정을 내려야 한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