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맥주 이어 RTD커피까지…불붙은 저당 경쟁

롯데칠성, 칸타타 제로 상반기 출시
건강 챙기는 '헬시 플레저' 열풍에
액상커피 매출 성장세 예년만 못해
기존 단맛위주로 소비자 공략에 한계
동서식품·매일유업도 저당커피 내놔



즐겁게 건강을 관리하는 ‘헬시 플레저’ 트렌드 확산에 따라 ‘제로(0) 칼로리’ 열풍이 탄산음료, 소주, 맥주에 등에 이어 ‘컵·캔커피’로 불리는 RTD(Ready to DrinK)커피, 일명 액상커피 시장으로 옮겨 붙고 있다. ‘레쓰비’로 대표되는 RTD커피는 커피믹스인 조제커피보다 마시기 간편하다는 장점과 저렴한 가격, 달콤한 맛으로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하지만 최근 건강 관리에 신경을 많이 쓰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제로 칼로리 식품에 대한 수요가 늘자 주요 식음료업체들이 당을 줄인 RTD커피 출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005300)음료는 지난 6일 지난해 실적을 발표하면서 올해 자사 대표 RTD커피인 ‘칸타타’의 제로 버전 출시 계획을 공개했다. 구체적으로 2019년 출시된 ‘칸타타 콘트라베이스 콜드 블루 스위트블랙’에서 당류를 줄인 신제품을 올 상반기 안에 선보일 계획이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제로 음료 포트폴리오를 늘리는 차원에서 RTD커피에서도 당류를 줄인 제품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며 “제품명에 ‘제로’를 붙일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RTD커피에서 제로 버전이 속속 등장하는 것은 기존 관성대로 단맛 위주로 소비자를 공략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서다. 한국농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2017년 1조 2141억 원이었던 액상커피 시장규모는 2021년 1조 4455억 원으로 20% 성장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건강을 챙기는 헬시 플레저 열풍에 칼로리가 낮은 액상차 등 경쟁 카테고리에 밀리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지난해 상반기 액상차의 전년 동기 대비 매출신장률이 13%를 기록할 때 같은 기간 액상커피는 2%에 그쳤다. 한국소비자원이 액상커피 23개 제품을 조사한 결과 라떼 커피의 당류는 100㎖당 평균 7.2g으로 나타났다. 이는 커피전문점 라떼 한 잔(355㎖)에 들어있는 당류인 13g보다 두 배 가량 높은 수치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캔커피의 대명사인 레쓰비는 이미 50~60대 중장년층 음료로 각인된 지 오래”라며 “컵·캔커피는 10대가 주로 소비하고 있지만, 20~30대 고객층 이탈이 큰 카테고리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에 다른 음료 업체들도 저당을 강조한 RTD 커피음료를 연이어 출시하며 반전을 노리고 있다. 동서식품은 지난해 기존 스위트 아메리카노 대비 설탕 함량을 50% 줄인 ‘맥심 티오피 미디엄 로스트 로우슈거 블랙’을 내놨다. 매일유업(267980)도 설탕 대비 300배 이상의 단맛을 내면서도 칼로리가 낮아 천연 감미료로 주목을 받고 있는 식물 나한과를 넣어 당 함량을 낮춘 ‘바리스타룰스 그란데 스위트 아메리카노’를 출시했다.


다른 식품군에서도 ‘제로’ 바람은 대세가 되고 있다. 사이다·콜라는 물론 소주, 맥주에서도 무당 콘셉트와 제로 슈거 제품이 연달아 쏟아지고 있다. 업체별로 보면 제로 제품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롯데칠성음료다. 2021년 칠성사이다·펩시 콜라 제로 제품을 선보여 업계를 선도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과일향 탄산음료 ‘탐스 제로’, 에너지음료 ‘핫식스 더킹 제로’, 홍차음료 ‘실론티 제로’를 출시해 포트폴리오를 확장했다. 주류에서는 저당 소주 ‘처음처럼 새로’, 제로 슈거 맥주 ‘클라우드 칼로리 라이트’를 선보였다. 올해 추가로 우유 탄산음료인 ‘밀키스 제로’를 비롯해 연내 RTD커피와 이온음료 저당 제품까지 출시할 계획이다. 이 밖에 오비맥주, 하이트진로(000080), 동원 F&B등도 각각 저칼로리 맥주, 소주, 이온음료 등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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