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영화감독 평균연봉 1800만원…저작권법 개정 절실"

윤제균 감독 등 주요 영화인 결집
국회서 영상 창작자 권리보장 촉구
'오겜' 황동혁 스페인 저작권료 받아
"건전한 선순환이 제2 기생충 만들어"

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저작권법 개정안 지지 선언회에 참석한 국내 영화인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영화인들이 9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 모여 영상 창작자들의 권리를 보장하라며 지난해 발의된 저작권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를 재차 촉구했다.


한국영화감독조합(DGK)은 유정주 더불어민주당 의원, 성일종·황보승희 국민의힘 의원과 공동으로 이날 저작권법 개정안 지지선언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사회를 맡은 배우 유지태, DGK 공동대표인 윤제균 감독과 김한민·임순례·장항준 감독, 한국시나리오작가조합(SGK), 한국영화인총연합회, 한국영화배우협회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유 의원과 성 의원은 지난해 각각 창작자들이 영상저작물로 발생한 수익의 일부를 받을 수 있도록 저작권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국내 영상저작물 계약은 대부분 감독·작가 등 창작자가 제작자에게 모든 저작재산권을 양도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따라서 영화 창작자는 극장 개봉 후 TV·IPTV·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 다른 플랫폼에서 작품이 이용되는 부분에 대한 보상을 받지 못한다. DGK 측은 개정안이 통과되면 전 세계에서 연간 450억원의 한국 영상저작물 저작권료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추산한다.



배우 유지태가 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저작권법 개정안 지지 선언회에서 사회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행사에 참석한 감독들은 스페인·아르헨티나 저작보상권 관리 단체로부터 온 저작권료를 받았다는 소식을 알렸. 스페인의 DAMA는 2016~2021년 사이 넷플릭스, 파라마운트+ 등에서 스트리밍된 한국 작품 저작권료 2억426만5239원을 보냈다. 아르헨티나의 DAC도 2021·2022년 넷플릭스 스트리밍으로 발생한 저작권료 6460만6513원을 송금했다. 국내 저작권법으로는 이 돈을 받을 근거가 없지만 법 개정을 응원하는 취지에서 저작권료를 보내왔다고 DGK 측은 전했다.


수령액이 가장 많은 ‘오징어 게임’의 황동혁 감독은 영상으로 소감을 보내왔다. 그는 “좋은 창작자들이 많이 나오려면 결국은 먹고 살 만하다는 믿음이 있어야 한다”며 “제2의 ‘기생충’, ‘오징어 게임’이 입만 벌리고 감 떨어지기를 기다린다고 나오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건전한 선순환이 이뤄지면 플랫폼, 투자배급사 등 생태계에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 감독은 “저도, 아내 김은희 작가도 한때 어렵게 버텼다”며 “지금의 상황이 이어지면 많은 창작자들이 중도 포기한다. 제2의 황동혁, 박찬욱, 봉준호는 안 나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영화감독조합(DGK) 공동대표인 윤제균 감독이 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저작권법 개정안 지지 선언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 감독은 “한국 영화감독 평균 연봉은 1800만원, 시나리오 작가 평균 연봉은 1000만원이다. 한 달에 100만 원도 안 되는 돈으로 콘텐츠 강국을 이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영화인총연합회 이사장인 양윤호 감독은 국내 음악산업의 발전에는 창작자 권리 보장이 있었다며 “저작권법 개정안은 절대 추가보상안이 아니다. 원 계약을 존중하되 저작권자로서의 권리를 공정하게 보상받아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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