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2년 국채 4.5% 돌파”…“경제 재가속 vs 침체우려”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6주 만에 상승했지만 4주 연속 20만 명을 밑돌았다. 에지워터=김영필특파원

9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디즈니와 펩시의 실적 호조에도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과 국채금리 상승에 하락했습니다. 나스닥이 1.02% 내린 것을 비롯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각각 0.88%, 0.73% 떨어졌는데요. 이날 오전 연 3.58% 수준을 보였던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한때 3.684%대까지 올랐습니다. 2년 물은 4.5%도 넘었는데요.


노동시장은 강한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예상을 소폭 웃돌았지만 여전히 20만 명을 밑돌았는데요.


종목별로는 알파벳이 마이크로소프트와의 인공지능 챗봇 경쟁 우려가 이어지면서 4.39% 내렸습니다. 리프트는 실망스러운 1분기 가이던스에 장마감 후 24% 넘게 폭락했는데요. 오늘은 노동시장과 연준, 증시 전망을 살펴보겠습니다.


“실업수당 청구 6주 만에 증가 1월 소매판매는 1.5% 전망”…바킨 “인플레이션 여전히 높아 금리인상 경로 유지해야”

우선 실업수당 청구부터 보죠. 이날 나온 지난 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19만6000건으로 블룸버그통신 집계치 19만 건보다 6000건 많았는데요. 전주 18만3000건보다는 1만3000건 증가했습니다.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증가한 것은 6주 만인데요.


최소 2주 이상 실업급여를 청구하는 계속청구건수도 168만8000건으로 전주보다 3만8000건 늘었습니다. 일부 둔화하고 있지만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하면 절대 수치가 낮은데요.


다만, 월가에서도 궁금증은 갖고 있습니다. 해고소식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인데요. 어제 디즈니가 7000명을 해고하기로 했고 보잉도 2000명의 노동자를 내보내기로 했습니다. 야후도 직원 20%를 줄이기로 했는데요. 특히 지난해부터 빅테크 기업들에서는 정리해고가 잇따르고 있죠. 챌린저, 그레이&크리스마스에 따르면 1월에 정리해고 건수가 10만2943건에 달한다는데요. 팬데믹 기간을 빼면 2015년 7월 이후 가장 많은 숫자입니다. 그런데도 실업 급여청구건수에는 크게 반영되지 않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드는 것이죠.


이는 1차적으로 미국의 노동시장이 워낙 타이트해 바로바로 일자리를 구할 수 있기 때문인데요. 구인건수가 실업자 대비 1.9배에 달합니다. 10만2000여 건에 달한다는 해고 건수도 미국 전체의 일자리 개수가 1억6000만 개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작은 숫자인데요. 해고의 경우 많은 인원들이 IT 업종에 몰려있기도 하죠.



실업수당 청구건수

한쪽에서는 실업수당 청구의 시간차를 얘기하기도 하는데요. 노동부가 2018년 데이터를 기반으로 2019년 분석해본 결과 5주 미만 실업자 가운데 약 16.5%만이 실업급여를 신청했다고 합니다. 실업기간이 15~26주 되는 이들 중에서는 38.1%가 신청을 했다고 하는데요.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문직과 관리직, 화이트칼라의 신청 가능성이 높다”며 “후한 퇴직금 때문에 바로 신청하지 않거나 서류작성에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래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증가하는 데는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데요. 상대적으로 강한 고용은 추가 금리인상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엘리자 윙어 블룸버그 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는 “단기적으로는 해고가 완만하게 늘어날 것으로 보지만 실업수당 청구건은 4주 연속 20만 건을 하회했다”며 “이는 노동시장이 타이트함을 강조하며 인플레이션 압력을 줄이는 데 시간이 걸릴 것임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는데요.


연준의 생각도 같죠. 이날 토마스 바킨 리치몬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수요가 둔화하고 있지만 여전히 견고하며 노동시장은 건강하다. 우크라이나에서의 전쟁의 충격이 지속하고 있어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은 것은 놀랍지 않다”며 “이는 우리가 지금까지의 경로를 유지해야 하는 이유”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지난 세 번의 월간 인플레 보고서가 긍정적이었지만 그것이 당연히 계속될 것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다”며 “우리는 갈 길이 남아 있다”고 덧붙였는데요.


콘퍼런스보드가 비즈니스 카운슬과 함께 한 조사를 보면 응답자의 57%가 능력을 갖춘 적절한 근로자를 뽑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81%는 올해 임금을 최소 3% 인상할 예정이라고 했는데요. 연준의 인플레이션 타깃(2%)을 뛰어넘는 수준이죠.


“2·10년 국채금리 역전폭 0.85%p 1981년 이후 최대”…“NYT, 무슨 침체? 반등 가능 이 경우 인플레도↑”

이렇다 보니 정책금리를 가장 잘 반영한다는 2년 만기 미 국채금리가 이날 한때 4.52%대를 기록하면서 4.5%를 넘어섰습니다. 드워 프레코 매크로 하이브의 선임 시장 전략가는 “우리는 연준이 예측하는 것보다 더 낮은 실업률과 더 높은 인플레이션을 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는데요.


고용이 버티다보니 소비도 좀더 유지됩니다. 실제 수치는 봐야 하지만 지난해 12월 전월 대비 -1.1%였던 소매판매가 1월에 1.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소매판매는 15일에 나옵니다. 자동차를 뺀 소매판매는 0.8% 증가로 예측되는데요. 이 부분은 지난해 12월 -1.1%였죠. 별도로 광공업 생산도 0.6%로 전달 -0.7%보다 나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주택건설업체 풀트 그룹은 지난 주 실적발표에서 “주택시장이 눈에 띄게 개선되고 있다”고 했는데요. 상업용 오피스 건물이 아닌 주택은 조금씩 되살아나는 기미가 있다는 말이죠.


강한 고용시장과 공급부족에 1월 맨해튼의 렌트비 중앙값이 4097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찍었습니다. 하락할 것이라는 얘기가 많았는데 뚜껑을 열어 보니 그렇지 않았던 건데요. 아제이 라자드히야크샤 바클레이스의 글로벌 리서치 회장은 “지금까지 미국 경제는 예상치 않게 견고함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날 뉴욕타임스(NYT)는 경제 반등(rebound) 얘기를 꺼냈는데요. NYT는 “무슨 침체인가? 일부 이코노미스트들은 성장이 반등할 가능성을 보고 있다”며 “몇몇 데이터는 성장에 금이 가기보다는 경제가 번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해석했습니다.



미국 10년 물 국채금리 현황. WSJ 화면캡처

다만, 경제가 다시 반등하거나 상대적으로 좋은 모습을 보인다면 인플레이션 문제도 지속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알아야 하는데요. ‘좋은 경기=인플레이션’, ‘인플레 둔화=나빠지는 경기’라는 양면이 존재합니다. 닐 두타 르네상스 매크로의 헤드는 “미국 경제의 재가속(re-acceleration) 신호를 부인할 수는 없다”면서도 "그 결과 인플레이션은 계속해서 높은 수준을 유지하게 될 것”이라고 점쳤습니다.


반면 경기침체를 가르키는 2년과 10년 국채금리 역전폭이 이날 오전 0.85%포인트(p) 이상으로 다시 벌어졌는데요. 장기(10년) 국채금리의 하락은 인플레이션이 잡힐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도 있긴 한데 월가에서는 침체 쪽에 무게를 뒀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채권시장의 오랜 침체 지표인 국채금리 역전이 또다른 기록을 세웠다. 1981년 이후 가장 많이 역전됐다”고 전했는데요.


블룸버그도 “연준의 추가적인 금리인상을 경제가 견뎌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신호”라며 “높은 정책금리가 경제에 타격을 줄 것이라는 것”이라고 해석했습니다.


BMO 캐피털 마켓은 미 국채입찰 수요에 따라서는 2년과 10년 금리역전폭이 1%p에 달할 수 있다고 내다봤는데요. 단기적으로는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국채금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짐 비앙코 비앙코 리서치 설립자는 “경기침체는 아마도 2024년 중반까지는 시작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기도 했는데요.


연착륙 기대가 커진 상태에서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이 불거지니 국채금리 역전이 다시 주목 받으면서 침체 우려가 꿈틀대는 셈입니다. 지난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제시한 최종금리(terminal rate·터미널 레이트) 전망치(5.1%)를 넘어 금리상승이 지속한다면 과잉긴축에 대한 걱정도 다시 나올 수 있는데요.


데이터가 엇갈리니 경제전망과 해석도 서로 딴판입니다. 각종 지표가 서로 계속 엇갈리는 만큼 상황은 더 지켜봐야하겠습니다.


“중국 스파이 풍선에 영어로 쓰인 부품 탑재”…“개인투자자 낙관론 2021년 이후 최고 살때? 팔때?”

추가로 이날 조 바이든 행정부 차원에서 미 의회 의원들에게 격추한 중국 스파이 풍선에 관한 브리핑이 있었습니다. 미국 정부는 중국의 스파이 풍선이 통신신호를 수집할 수 있으며 이 프로그램이 40여개국에서 수행되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 자리에서 풍선 부품 가운데 영어로 쓰인 부품이 있었다는 얘기가 나왔다고 합니다. 미국 외에도 영국,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등도 영어를 쓰니 이것이 꼭 미국 것이라고 확정할 수는 없지만 일단 서방국가 부품이 들어갔다는 근거가 되죠. 이는 미국 주도로 추가적인 기술이나 제품의 대중 수출금지 조치가 나올 수 있음을 뜻하는데요. 중국의 반발도 있을 수 있겠죠. 댄 설리반 공화당 상원의원은 “미국이나 다른 나라의 기업들이 중국이 이들 풍선을 만드는 데 도왔는지가 질문 가운데 하나”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제 증시 상황 보죠. 이날 개장 후에는 디즈니와 펩시 등이 증시를 이끌면서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는데요.


개인투자자들은 적극적입니다. 미국 개인투자자협회(AAII)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4월 이후 처음으로 개인 투자자들의 성향이 황소 쪽으로 돌아섰다고 하는데요. 황소론자가 약세론자보다 더 많다는 겁니다. 향후 6개월 간 주가가 상승(황소·Bull)할 것이라고 보는 이들과 내릴 것이라고 생각(베어·Bear)하는 이들의 차이가 12.5%p로 한 주 전 -4.7%p보다 크게 상승했다고 하죠. 하락을 점치는 이들의 비중은 25%로 2021년 11월 이후 가장 낮았다고 하는데요. 상승은 37.5%였습니다.



AAII의 설문조사 지난해 4월 이후 황소가 더 많아졌다.

하지만 이에 관해서는 투자자들이 지나치게 낙관적이어서 걱정이라는 반대 해석도 나오는데요. 부크바 리포트를 발간하는 피터 부크바는 “전반적으로 황소들이 돌아왔지만 반대의 관점에서 이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봤고, WSJ은 “이 결과는 시장의 낙관론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주지만 일반적으로는 거꾸로 봐야 한다. 한쪽으로 쏠릴 때는 종종 다른 방식으로 움직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습니다. 계속 이어지는 대규모 옵션거래 및 투자가 시장을 흔들 수 있다는 우려도 있죠.


기본적으로는 지금은 시장에 연준의 정책 불확실성이 있다는 말도 있는데요. 에드워드 모야 오안다의 수석 시장 애널리스트는 “이날 월가는 (초반의) 낙관적인 분위기를 유지할 수 없었는데 일부 투자자들은 시장 생각보다 훨씬 더 많은 긴축이 이뤄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TIAA 뱅크의 크리스 가프니의 생각도 비슷합니다. 그는 “시장은 연준이 우리가 심각한 경기침체에 빠지지 않게 하면서 경기를 둔화시키는 것이 매우 어렵기 때문에 그것이 가능한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봤는데요.


블룸버그는 “국채금리 상승과 연준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 개인 투자자들의 낙관론에도 시장이 증시를 끌어올릴 이유를 찾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오르는 데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어야 하는데요. 한동안 수그러들었던 침체 얘기가 스멀스멀 다시 나오는 것도 눈에 띕니다. 결국 데이터인데요. 내일인 10일 나올 2월 미시간대 인플레이션 기대와 소비자심리지수, 14일에 있을 1월 CPI, 앞서 언급드린 소매판매(15일)를 잘 봐야겠습니다.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유튜브 방송] : 국내 최초 경제지 서울경제신문의 유튜브 채널 ‘서경 마켓 시그널’에서 매주 화~토 오전7시55분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가 방송됩니다. 생방송 이후에는 버퍼링 없이 보실 수 있도록 동시녹화 영상을 올리고 있습니다.생방송에서는 미국 경제와 월가, 연준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과 질의응답(Q&A)이 이뤄지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기자 페이지를 구독하시면 미국 경제와 월가의 뉴스를 쉽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