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빼고 다 오르는 잔혹한 시대! 짠테크 팁을 전하는 코주부의 숨겨진 코너 <티끌 모아 먼지라도>입니다. 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자급제 폰을 사용하는 인구가 늘면서 알뜰폰 요금제가 인기인데요. 에디터도 합리적 소비를 하는 MZ세대(81년생부터니까...)로서 알뜰폰 요금제 갈아타기를 시도해봤습니다. 저의 목표는 오직 비용 절감! 데이터가 줄어들지라도 통신비를 절반 이하로 낮추는 것이었습니다.
과연 결과는 어땠을까요. 오히려 데이터가 늘고 통신비는 무려 74%나 줄어드는 매직이...! 그간의 통신사 호구 인생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가더군요. 금액으로 치면 한 달에 대략 5만 원, 1년에 60만 원을 절약할 수 있게 됐습니다. 알뜰폰으로 갈아타지 않을 이유가 없죠? 오늘 <코주부>에서는 알뜰폰으로 갈아타기 전 확인해야 할 체크 포인트와 알뜰폰에 대한 각종 궁금증까지 정리해봤습니다.
알뜰폰은 이동통신 3사(SKT, KT, LGU+)의 망을 빌려 통신 서비스를 재판매하는 것을 말합니다. 사실상 똑같은 망을 이용해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건데 저렴한 이유는 ①정부가 가계 통신비를 줄이기 위한 목적으로 만든 사업인데다 ②알뜰폰 사업자는 기지국이나 대리점 운영 비용이 들지 않아 상대적으로 저렴한 요금제를 내놓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2010년 등장한 알뜰폰은 지난해 가입자 1200만 명을 돌파하며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이 중심에는 합리적 소비를 중시하는 MZ세대가 있는데요. 이통 3사의 고가 요금제에 불만을 품은 이들의 이탈과 KB국민은행(2019년), 토스뱅크(2023년) 등 새로운 알뜰폰 사업자의 등장이 맞물리면서 시장은 더욱 확대될 전망입니다.
①품질이 낮다?
메이저 3사의 통신망을 대여해서 서비스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통화와 데이터의 품질은 동일합니다. 다만 알뜰폰은 5G보다는 LTE를 주력으로 하고 있습니다(5G 요금제가 없는 것이 아님 주의). 앞서 설명했듯이 알뜰폰 업체는 통신사에 도매대가를 내고 통신망을 임대해 저렴한 요금제를 제공하는데 5G 도매단가는 여전히 높기 때문이라고.
②고객센터 연결이 어렵다?
메이저 3사의 자회사들은 괜찮은 편이지만 중소업체들은 상담 인력 부족으로 연결이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최근에는 이용자가 늘고 사업자도 늘면서 보완되는 추세입니다. 토스는 24시간 고객센터를 운영하겠다며 편의성을 강조하기도.
③위치추적 불가?
국내에서 정식 출시된 신형 단말기의 경우 GPS 추적 모듈이 장착되어 있고 사용자가 이를 비활성화한 상태여도 경찰 및 관련기관이 정보 공유를 요청하면 통신사를 통해 일시적으로 GPS를 활성화할 수 있습니다. 다만 메이저 통신사와 달리 알뜰폰 업체들은 인프라 부족(전용 회선이 없어 경찰 요청 자료를 확인하고 수작업...)으로 빠른 대응이 어려운 구조였습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고자 지난달 경찰청은 구조가 필요한 사람의 단말기 GPS를 강제로 활성화 할 수 있는 ‘통신 수사 자료 송수신 시스템’을 개발해 3월부터 정식 운영하기로 했습니다. 알뜰폰 업체에 대한 자료 송수신 시스템을 전산화해 급박한 상황에도 신속하게 필요한 자료를 확보할 수 있게 된 것이죠. 즉, 빠른 위치 추적 가능!
④삼성페이 못 써요?
삼성페이는 NFC 기술을 쓰지 않고 MST(마그네틱) 방식을 쓰기 때문에 NFC 유심이 아닌 일반 유심이어도 이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티머니 교통카드의 경우 NFC 방식이라 반드시 알뜰폰 요금제를 신청할 때 NFC 가능 유심을 신청해야 합니다. 그리고 티머니 앱은 번호 이동을 할 때마다(통신망이 바뀔 때마다) 무조건 재설치 하는 것을 추천.
⑤기존 전화번호 그대로?
알뜰폰 요금제로 갈아타도 기존 전화번호를 그대로 쓸 수 있습니다. 메이저 통신 3사와 마찬가지로 ‘번호이동’을 하면 쓰던 번호 그대로 사용 가능.
⑥해외 로밍도 가능?
가입한 알뜰폰 고객센터에 직접 신청할 수 있습니다. 개통해 사용 중인 기기로 114에 전화를 걸면 고객센터에 바로 연결 가능. 편의성과 이용가격 면에서 메이저 3사에 비해 약한 부분.
⑦멤버십 혜택 유무?
편의점, 패밀리 레스토랑, 베이커리 등에서 받는 할인 혜택은 없습니다. 이런 멤버십 혜택을 잘 활용한다면 알뜰폰보다는 메이저 3사로.
⑧결합 할인 가능?
알뜰폰도 특정 통신사 망을 이용하면 인터넷 결합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메이저 3사와 같은 가족 결합, 인터넷?집전화 결합 등 다양한 결합 할인 혜택은 없습니다. 그래서 가족 구성원이 결합 혜택을 모두 받고 있다면 알뜰폰보다는 기존 통신사 이용이 유리할 수 있습니다.
알뜰폰 요금제는 기존 메이저 3사의 요금제보다 50% 이상 저렴합니다. 요금 하나만으로 다른 단점들을 다 커버할 수 있는 수준이죠. 특히 기본요금도 저렴한데 프로모션을 상시 운영하고 있어 잘만 고르면 말도 안 되게 저렴해 집니다. 위의 이미지는 실제 에디터의 통신비 명세서인데요. 본래 3만7000원짜리지만 상시 프로모션으로 1만8110원이 할인돼 명세서에 찍히는 최종 요금은 1만8890원으로 2만 원이 채 안됩니다. 물론 데이터는 10GB로 무제한은 아니지만 저의 목표는 ‘통신비 2만 원 이하’였기 때문에 매우 만족했습니다. 알아보니 KT엠모바일의 LTE 무제한 요금제는 월 100GB(소진시 5Mbps)가 3만9600원 이라고(광고 아님, 업계 1위라 대표 사례로).
알뜰폰 요금제는 편의점이나 우편으로 유심칩을 구입하고 셀프로 쉽게 개통할 수 있습니다. 굳이 통신사 직원과 마주 앉아서 불필요한 부가서비스나 요금제를 권유받지 않아도 되죠. 또 알뜰폰 요금제는 대부분 가입비와 약정(기기 할인이나 요금제 할인 약정으로 보통 12개월, 24개월 단위로 노예계약을 하죠. 위의 명세서를 다시 보면 알뜰폰으로 갈아타기 전 요금이 7만 원대로 나와있지만, 사실 첫 개통 후 기기 할인 약정으로 6개월 간은 10만 원대 요금제를 썼습니다...)이 없기 때문에 자유롭게 통신사와 요금제를 변경 할 수 있습니다.
이제 갈아타 봅시다. 우선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현재 통신사를 해지하고 알뜰폰 요금제 통신사로 번호 이동하면 발생하는 할인 반환금과 남은 약정 기간을 확인하는 것입니다. 할인 반환금은 할인받았던 금액을 계약기간 내 해지 시 할인받은 만큼 뱉어내야 하는 위약금 제도를 말합니다. 사실 할인 반환금이 꽤 나와도 웬만하면 알뜰폰 요금제로 옮기는 것이 이득인 경우가 많은데요. 그래도 가족과의 결합 할인 등 여러 고려할 사항들은 미리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다음은 수많은 알뜰폰 요금제 중에서 원하는 조건에 딱 맞는 상품을 비교 선택하는 것입니다. 알뜰폰 비교 사이트를 활용하면 좋습니다. ‘알뜰폰허브’와 ‘모두의요금제’ 두 곳이 대표적입니다. 데이터량, 음성량, 문자량, 요금, 통신규격, 통신망 등을 필터링 하면 끝.
마지막입니다. 선택한 요금제의 유심을 사서 or 받아서 기존 스마트폰에 끼우면 됩니다. 환갑인 저희 어머니도 스스로 하셨으니 특별한 설명이 필요 없을 듯합니다. 단 여기서 주의할 점은 기존 통신사를 미리 해지하면 안 된다는 것! 간혹 기존에 사용하던 통신사를 직접 해지해야 하는 줄 알고 먼저 해지를 해버리는 경우가 있는데 그러면 번호 이동도 안 될뿐더러 다시는 그 번호를 쓸 수 없게 됩니다. 알뜰폰 번호 이동으로 새롭게 개통이 완료되면 기존 통신사는 이때 자동으로 해지되니, 따로 해지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만약 단말기 할부금이 남아있다? 그럴 경우 이동하고 나서 분납할 수 있고 한 번에 완납도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