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인 통화 긴축 여파로 경기 침체 우려가 여전한 가운데 세계 경제가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할 수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미국에서 경기 연착륙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중국의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 등으로 경기 반등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는 것이다.
12일 현대경제연구원은 “세계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크지만 글로벌 공급망 차질 완화, 인플레이션 둔화와 함께 미국과 중국 경기 반등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경기 낙관론이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원에 따르면 전 세계 제조업과 서비스업 경기 동향을 종합하는 JP모건의 올해 1월 글로벌 종합 구매자지수(PMI)는 전월 대비 1.6포인트 상승한 49.8포인트을 기록했다. 지난해 6월(53.5포인트) 이후 지속적인 하락세가 나타났으나 7개월 만에 상승 반전한 것이다. 특히 서비스업 PMI는 50.1포인트로 기준선(50포인트)을 넘어섰다. PMI가 50 이상이면 경기 확대를 의미한다.
글로벌 공급망 압력지수도 2021년 12월 4.31포인트까지 급등했으나 이후 하락 반전해 올해 1월 기준 0.95포인트까지 떨어졌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월 대비 확대되는 국가 비중도 지난해 6월 85.6%에서 12월 20.8%로 떨어졌다 글로벌 공급망 차질과 고물가 현상이 지속 완화된다는 것이다.
특히 연구원은 국제통화기금(IMF)의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상향 조정으로 경기 낙관론이 나오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지난달 IMF는 중국 리오프닝 효과, 미국 연착륙 가능성 등으로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7%에서 2.9%로 0.2%포인트 높였다.
미국 경제는 견조한 노동시장에 힘입어 경기 연착륙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고강도 통화 긴축 여파로 지난해 말부터 경기 침체 국면에 진입했으나 노동 시장이 견조하고 가계의 재무여건도 양호해 내수 위축을 상쇄할 것이란 진단이다. 유로존도 가장 큰 위험 요인인 에너지 위기와 고물가 리스크가 완화돼 당초 예상됐던 역성장을 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경제는 올해 상반기 펜트업 효과로 소비 반등이 나타나면서 경기가 회복했다가 부동산 회복 지연 등으로 하반기엔 하방 압력을 받을 것으로 봤다.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이사대우는 “글로벌 경기는 주요국 경제의 경기 둔화 완화 기대와 신흥국의 안정된 성장세에 힘입어 경기 회복세로 전환되는 시기가 당초 예상보다 빨라질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라며 “다만 글로벌 경제 하방 리스크가 여전한 만큼 대외 리스크 관리와 대내 경기 침체 극복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