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모빌리티가 ‘카카오T’ 애플리케이션에서 ‘콜(택시 호출) 몰아주기’로 가맹택시를 우대해 257억 원의 과징금 철퇴를 맞게 됐다. 이에 따라 카카오모빌리티가 택시가맹 서비스 시장에서도 빠르게 지배력을 확장할 수 있었다는 것이 공정거래위원회의 판단이다.
공정위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카카오T 앱’의 중형택시 배차 알고리즘을 은밀히 조작해 ‘카카오T블루’ 가맹택시를 우대한 행위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257억 원을 부과한다고 14일 밝혔다. 가맹택시는 플랫폼 기업과 가맹계약을 체결하고 일반호출과 별개의 차별화된 가맹호출 등을 이용해 영업하는 택시다.
공정위 조사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T블루’ 가맹택시를 늘리기 위해 ‘카카오T’ 앱의 일반호출 서비스에서 가맹택시를 우대해 배차했다. 가령 가맹기사가 6분 거리 내에 있다면 0~5분 거리로 그보다 가까이 있는 비가맹기사보다 우선 배차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카카오모빌리티는 가맹택시 우선 배차를 위해 ‘수락률’을 적극 활용했다는 것이 공정위의 분석이다. 수락률이 높은 기사가 더 많은 배차를 받을 수 있도록 배차 로직을 만들었지만 공정위는 수락률 자체가 비가맹택시에 불리하게 설계돼 있다고 봤다. 그 결과 평균 수락률이 가맹기사는 70~80%, 비가맹기사는 10%로 나타났다.
가맹기사 운임 수익 극대화를 위해 단거리 배차는 줄이기도 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2020년 2월부터 4월까지 가맹택시가 1㎞ 미만 단거리 배차를 받지 않도록 했고 지금도 인공지능(AI) 알고리즘으로 가맹기사가 단거리 배차 호출을 덜 받도록 했다.
이러한 방식으로 ‘카카오T블루’ 가맹기사는 비가맹기사보다 월 평균 약 35~321건의 호출을 더 수행했다고 공정위는 밝혔다. 가맹기사 월 평균 운임 수입도 비가맹기사 대비 1.04~2.21배 높았다. 이에 카카오모빌리티는 가맹택시 시장에서 영향력을 빠르게 확장할 수 있었다. ‘카카오T블루’ 가맹택시 점유율은 2019년 말 14.2%에서 2021년 말 73.7%까지 늘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수락률 기반 배차가 승객과 기사의 매칭 효율성을 높여 소비자 후생을 증대시켰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먼 거리에 있는 택시를 배차해 오히려 승객이 택시를 기다리는 시간은 늘어나고 택시도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하는 만큼 소비자 후생 증대 효과가 크지 않았다는 것이 공정위 판단이다.
공정위 시정명령에 따라 카카오모빌리티는 의결서를 받은 날부터 60일 내 ‘카카오T’ 앱 일반호출 배차 알고리즘에서 차별적 요소를 제거한 이행 상황을 보고해야 한다. 공정위 관계자는 “택시 일반호출 시장 및 택시가맹 서비스 시장에서 공정한 거래 질서가 확립되고 모빌리티 산업 혁신과 역동성이 제고될 것”이라며 “콜 골라잡기 방지 등 택시 정책에 배치되지 않으면서도 기사들이 공정한 배차를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